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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자기] '괴물 좌완' 맞대결 뒷이야기 "살살해…우리가 이긴다"

신원철 기자 swc@spotvnews.co.kr 2020년 06월 13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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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목동, 신원철 기자] 2020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최고의 빅매치는 결승전이 아니라 강릉고와 광주일고의 32강전이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41개 학교 가운데 가장 강력한 에이스 카드를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 두 팀이다. 10개 구단 스카우트 설문에서 '우승이 유력한 팀', '최고 유망주'의 교집합을 이루는 몇 안 되는 팀이기도 했다. 

강릉고 김진욱과 광주일고 이의리는 10개 구단 스카우트가 만장일치로 인정한 황금사자기 최고 기대주였다. 그런데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 팀의 32강전은 싱겁게 끝났다. 이의리가 5⅔이닝 만에 5실점(3자책점)하면서 강릉고가 5-0으로 이겼다. 

이의리는 "경기 초반에 힘을 못 뺀 게 아쉬웠다. 그래도 경기 후반에는 힘을 빼고 던졌더니 괜찮았다"면서 "1회 첫 타자(정준재)에게 볼카운트 3-0으로 몰린 점, 2회 희생번트 때 2루에 송구했던 게 아쉽다"고 돌아봤다. 

구원 등판해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승리투수 김진욱도 경기 내용에는 만족하지 못했다. 2회와 3회 만루를 자초한 점을 곱씹었다. 김진욱은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는데 결과가 좋았다는 점을 위안삼겠다. 다음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1회 등판은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다만 선발 엄지민의 투구 내용에 따라 그 시기는 늦춰질 수도 있었다. 최재호 감독은 엄지민의 제구가 흔들리자 주저 없이 고의4구를 지시하고 2사 만루에서 김진욱을 투입했다. 김진욱은 1년 후배 엄지민을 감싸면서 "지민이가 가능한 많이 끌고 가고 싶었을 것이다. 제가 지민이 주자 안 들어오게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 강릉고 김진욱(왼쪽)과 광주일고 이의리. ⓒ 목동, 한희재 기자

두 선수의 맞대결은 프로야구 팬들도 관심을 가질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의리는 연고지 KIA의 1차 지명 후보다. 김진욱은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가 유력하다. 당연히 선수들도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알고 있었다. 이의리는 "당연히 김진욱과 붙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편하게 던지자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얘기했다. 

김진욱은 "(이)의리 공이 워낙 좋다. 쉽게 치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잘 쳐준 야수들에게 고맙다"면서 상대를 존중했다. 이의리도 "(김)진욱이 공은 각이 좋다. 투구 폼이 터프하고 방망이가 잘 나오게 유도하는 것 같다"고 호평했다. 

다만 두 사람의 라이벌 구도에 대해서는 생각이 갈렸다. 이의리는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상대 타자와 승부하는 거니까 투수는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진욱은 "우리가 광주일고를 이겼으니까, 이제 이승현(대구상원고)를 잡겠다"고 선언했다(대구상원고는 인상고와 경기에서 져 황금사자기 32강전 진출에 실패했다. 강릉고와 맞대결도 무산됐다). 

괴물 좌완의 맞대결로 주목 받았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는 그저 동갑내기 친구다. 김진욱과 이의리는 경기 전 몸을 풀면서도 가볍게 인사를 나눴고, 경기 후 인터뷰를 위해 잠시 지나치면서도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두 선수에게 경기 전 나눈 대화 내용을 묻자 "그냥 서로 화이팅 하자, 가볍게 던지라고 했다. 우리가 이길 거라고 했다"고 했다. 프로야구 팀들의 주목을 받고, 나아가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주시하는 잠재력을 지닌 원석이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그저 해맑은 고등학생이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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