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혜지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조혜지는 놀란 토끼눈이 돼 입을 가렸다.

지난해 8월 스포핏 초대 대회에서 여자 스포츠모델 수상자로 호명되자 깜짝 놀랐다. 전혀 예상 못한 수상이었다.

"영상을 어제(인터뷰 전날)서야 봤어요. 그간 부끄러워서 한 번도 안봤죠. 우승은 전혀 예상 못했어요."

"(대회 당일) 오전부터 비키니 종목을 뛰어서 지쳐 있었어요. (비키니) 성적이 저조했어서 심적으로도 지친 상태였고요. 오후에 나서는 종목도 '잘 안될 것 같아' '떨어질 것 같아' 이런 마음이 가득한 상태였어요. 그런데 (수상자로 호명되니까) 정말 깜짝 놀랐죠(웃음)."

스포핏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피트니스 대회다. 호명되는 순간, 표정과 수상 소감, 얼굴로 새나오는 기쁨, 떨림이 라이브로 나간다.

조혜지도 "그래서 더 떨리지 않았나 싶다"며 웃었다.

"스포핏은 생방송으로 열리는 대회잖아요. (내 얼굴이) 화면에 원샷으로 잡히니까 (적잖이) 당황했어요. 사실 집에 비밀로 하고 출전한 대회였는데(웃음)."

왜 비밀로 했냐고 물으니 "집에서 (피트니스 선수로 뛰는 걸) 별로 안 좋아하세요. 몸 만드는 과정이 매우 고통스럽고 버거우니까. 힘들어하는 딸이 눈에 밟히니 썩 좋아하질 않으셨죠. 지금은 응원해주시지만"이라고 했다.

"운동하는 분은 다 아실 거예요. 늘 아쉬움? 욕심? 이런 게 있어요 '조금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 대회는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자꾸 자꾸 들죠. 그러다 우연히 찾은 기회가 스포핏이었고요."

▲ 스포핏(SPOFIT) 초대 대회 심사위원장 양치승, 여자 스포츠모델 우승자 조혜지, 심사위원 최은주(왼쪽부터) ⓒ 곽혜미 기자
스포핏 기사를 읽고 포스터를 쭉 보는데 이상한 승부욕이 똬리를 틀었다. 묘하게 가슴을 때렸다.

"이상하게 나가고 싶더라고요(웃음). 생방송인 대회이고 몸도 많이 무뎌진 상태였는데 묘하게 마음이 갔어요. 3주간 진짜 고민하다가 결국 출전을 결심했죠."

어렵게 맘먹었어도 고민은 계속됐다. '안될 거야' 속삭임이 귀를 간지럽혔다.

"암만 고민해도 '너 이 몸으론 무리야. 그냥 포기해'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그런데 사람이 참 묘해요(웃음). 부정적인 생각이 고개 들 때마다 마음속 어딘가에선 미련 같은 게 스멀스멀 피더라고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냥 출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출전하자, 일단 해보고 후회하자. 그렇게 마음먹고 대회를 준비했어요."

위기십결(圍棋十訣). 바둑을 두는 데 꼭 명심해야 할 열 가지 비결이다.

조혜지와 대화하다 보니 위기십결 두 번째 지침인 입계의완(入界宜緩)이 떠올랐다. 새로운 경계에 들어설 때는 마땅히 느슨하게, 완만히 돌을 두라는 뜻이다. 욕심은 금물이다.

"(스포핏을 끝내고) 필라테스 자격증을 땄어요. 무리하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가자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냈는데 그러다 보니 (자격증까지) 따게 됐죠."

"지금도 그래요. 필라테스로 전향한다거나 올인하겠다는 느낌보단 그냥 조혜지라는 사람의 다양성을 조금씩 넓혀보자는 생각이 더 커요."

성격도 그랬다. 학창 시절 조혜지는 내성적이었다. 벽을 깨고 싶어 노력을 많이 했다.

꾸준히 '노력하다 보니' 성격이 달라졌다. 하루아침에 휙 바뀐 게 아니다. 완만하게, 천천히 변화 싹을 틔우고 물을 주며 기르다 보니 지금의 외향적인 성격을 갖게 됐다.

"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에요. 진짜 일반인이죠. 20대 초반에 가벼운 침체기가 왔었어요. 슬럼프 같은 거였는데 삶이 조금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뭐라도 새롭게 시작해보자, 해서 택한 게 피트니스였어요. 다이어트에도 도움 될까 싶었고(웃음)."

"작게 시작했는데 일이 커져서 여기까지 왔어요. 피트니스 시작하고 4회차 때였나. 선생님이 '대회 출전 생각은 없니' 넌지시 물어보셨어요. 깜짝 놀랐죠. (대회 출전은) 나완 어울리지 않는, 조금 특별한 여성이 도전하는 과제라고 생각했는데(웃음). (스포핏 출전을 고민하는) 모든 분이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시길 바라요."

조혜지는 스포핏 경험자로서 자신감을 강조했다. "도전 자체로도 의미있지 않나요? 그렇게 생각하면 못할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녀의 말에서 잘 여문 벼이삭이 떠올랐다. 

겸손하게 삶을 가꿔나가는 '인간 조혜지'가 보였다.

스포티비가 개최하는 신개념 피트니스 대회 스포핏은 2020시즌에도 변함없이 피트니스 팬을 찾는다.

제2회 스포핏은 7월 2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열린다. 참가 신청은 지난 4일부터 스포핏 홈페이지(www.spotvsports.com)에서 시작했다.

얼리버드 기간은 4일부터 18일까지, 일반 모집 기간은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다.

얼리버드 신청자에게는 참가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15만원으로 일반 모집 기간에 등록한 선수보다 3만원 할인된다.

중복 신청자의 경우 얼리버드, 일반 모집 상관없이 5만원을 추가로 낸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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