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 티저 포스터.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왜 '정상회담'이 아니라 '강철비2'인가.

올 여름 극장가 출전을 알린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제작 ㈜스튜디오게니우스우정)은 타이틀부터 궁금증을 부른다. 입에 착붙는 제목인데다 널리 알려져있기도 했던 '정상회담'을 부제로 빼고, '강철비2'를 먼저 내세웠다.

'강철비2:정상회담'은 데뷔작 '변호인'(2013)으로 1000만 관객을 모은 양우석 감독이 '강철비'(2017)에 이어 선보이는 남북 이야기다. 드디어 남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지만 이 와중에 북한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되며 눈앞에 보이는 듯했던 한반도 평화가 전쟁위기의 일촉즉발 상황이 된다.

3년 전 '강철비'는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하고 치명상을 입은 북한1호가 정예요원과 남한에 오며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강철비2'는 감독이 같고 남북관계를 정면에서 다루며 '강철비' 주연 정우성 곽도원이 다시 출연하지만, '강철비' 1편 이후의 이야기가 아니다. 타이틀을 공유할 뿐 별개의 이야기처럼도 보인다. 배급사도 다르다.

더욱이 '강철비'에서 북한요원으로서 죽음을 맞았던 정우성은 '강철비2'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고, 남한 외교안보수석으로서 정권교체를 맞던 곽도원은 북한 쿠데타의 장본인이 돼 다시 만난다. '강철비2'에선 유연석이 북한1호로 가세했는데, 한 번도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던 '강철비' 속 북한1호와는 한눈에도 다른 사람이다.

▲ 영화 '강철비' 포스터. 제공|NEW

그럼에도 이 영화는 '강철비'와 별개인 '정상회담'이 아니라 '강철비2:정상회담'으로 관객과 만난다. 애초 '강철비2'로 기획되고 만들어졌고, 양우석 감독이 '스틸레인' '강철비:스틸레인'에 이어 직접 연재중인 웹툰 '정상회담:스틸레인3'과 함께 '스틸레인 유니버스' 안에 있다. 

'스틸레인 유니버스'의 화두는 지구유일의 분단국가 한반도의 '평화'다. 한국과 북한은 물론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강대국까지 주목하고 있는 한반도의 현실을 두고 가상의 상황을 더해 어떻게 평화를 향해 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강철비2'는 평화를 향해 '강철비'와는 다른 방향과 방법을 모색하는 셈이다.

양우석 감독은 '강철비'와 '강철비2'를 두고 "상호보완적 속편"이란 설명을 내놓은 적이 있다. "일종의 평행세계임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재미있는 상업영화로 즐겨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두 영화가 공유하는 건 사건의 연속성이 아니라 남북상황에 대한 인식과 문제의식이다.

'강철비'와 '강철비2'에서 같은 배우가 남과 북 국적을 바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도록 한 건 중요한 포인트. 북한 사람을 연기했던 배우는 남한 사람으로, 남한 사람을 연기한 배우는 북한 사람으로 바꿔놓은 전략적 캐스팅엔 '남북문제는 남과 북만의 문제가 아니며 남북이 바뀌더라도 둘의 결단만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렸다.

반면 '강철비'에 출연했던 외국인 캐릭터들은 대거 '강철비2'에도 그대로 나와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눈썰미 좋은 영화팬들은 최근 공개된 '강철비2' 첫 예고편만으로 '강철비'에서 CIA 한국 지부장 조앤 마틴 역을 맡은 크리스틴 달튼이 같은 역에 캐스팅된 걸 알아보고 즐거워하기도 했다.

이밖에 세 편의 웹툰과 '강철비' '강철비2'로 이어지는 두 영화 모두 북한의 쿠데타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공통점이다.

▲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 주역들. 왼쪽부터 유연석 곽도원 정우성 양우석 감독.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현실의 남북관계에 긴장이 더해지면서 '강철비2:정상회담'도 또한 더 주목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강철비' 1편이 개봉하던 2017년말에도 '핵'을 운운할 만큼 남북이 대치하고 있었고, '강철비'는 445만 관객을 모으켜 흥행에 성공했다. 2020년의 여름, 한국이라 가능한 분단영화 '강철비2:정상회담'이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