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돔.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대만 프로야구와 KBO리그에 이어 19일 일본 프로야구도 막을 올렸다. 봄부터 가을까지 진행되는 프로야구 리그 가운데 '본고장' 미국 메이저리그만 개막이 불투명하다. 메이저리그가 없는 한 지금 미국에서 생중계로 볼 수 있는 프로야구는 KBO리그뿐이다. 일본 프로야구의 개막에도 KBO리그는 여전히 '유일하게' 미국에서 생중계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18일(한국시간) 일본 프로야구 개막에 앞서 KBO리그를 소개한 것과 같은 리그 프리뷰를 내보냈다. 여기사 트렌트 로즈크랜즈 기자는 "ESPN은 현재 KBO리그를 중계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방송사와 NPB(일본야구기구) 사이에는 아무 계약도 없었다. 단 퍼시픽리그에 한해 미국에서 결제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다"고 소개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숫자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같은 메이저 국제대회 성적만 보면 미국에서는 한국보다 일본 야구에 더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 국제대회 성적을 떠나 전반적인 경기력은 일본이 한국보다 낫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일부 한국 야구 팬들은 일본 프로야구가 개막하면 ESPN이 KBO리그를 외면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하지만 19일부터 일본 프로야구라는 선택지가 등장했는데도 ESPN은 KBO리그만 생중계한다.

중계권 계약 구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중계권 계약을 구단과 방송사가 개별적으로 맺을 수 있다. 일본 안에서도 12개 구단 경기를 전부 볼 수 있는 '원샷' 서비스가 드물 만큼 중계권 계약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ESPN이 일본 프로야구 중계 계약을 맺지 않은 것은 KBO리그와 경기 시간이 겹치는 이유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일본 특유의 복잡한 중계권 계약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구단별 중계권 계약이 수출로 인한 세계화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반대로 한국은 협상 창구를 단일화하고, 사무국으로부터 독립된 '협상가'가 나서면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스포츠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영국계 OTT(Over The Top Service, 인터넷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DAZN'은 2016년 일본 진출 이후 2017년 J리그, 2018년 일본 프로야구 중계권을 따냈다.

그런데 DAZN이 제공하는 프로야구 인터넷 생중계는 2018년 시작 이후 꾸준히 불완전한 형태다. 2018년에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2019년에는 히로시마 카프와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홈경기를 볼 수 없었다. 

올해는 히로시마의 홈경기를 생중계하지 않는다. 또 일부 요미우리-주니치전도 DAZN으로 볼 수 없다. 한신 타이거스 홈경기는 약 5분가량 지연된다. 이는 지상파나 위성 중계를 제외한 모든 서비스가 같다.

이렇게 센트럴리그 구단들이 맺고 있는 복잡한 중계권 계약 관계 때문에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와 협상하는 일이 쉽지 않다. 퍼시픽리그의 경우 온라인 중계는 PLM(Pacific League Marketing)이라는 6개 구단 합작 회사가 운영하는 '퍼시픽리그TV'로 볼 수 있어 접근성과 확장성이 센트럴리그보다는 나은 편이다. 그러나 지상파와 위성 방송은 구단별 중계권 계약을 따로 맺고 있다.

ESPN으로서는 이미 같은 시간대에 KBO리그를 생중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프로야구 중계를 위해 '중복 지출'을 할 이유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출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12개 구단과 각각 협상하고 결론을 내야 한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반면 KBO리그는 한발 앞서 준비했다. 지난 3월 해외 중계권 사업자를 공개 입찰해 리그 국제화와 저변 확대를 위한 발판을 놨다. 그 결과 ESPN 생중계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ESPN은 지난달 5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매일 1경기를 생중계할 뿐 아니라 매주 '파워랭킹' 기사를 내보내면서 KBO리그를 적극적으로 콘텐츠화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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