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뛰어난 수비력으로 롯데 내야를 이끌고 있는 딕슨 마차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크게 변화를 준 것은 없는데 한국 투수에 대한 적응력이 생긴 것 같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21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팀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28)의 살아나는 타격감에 반색했다. 시즌 초반 뜨거운 타격감에도 불구하고 5월을 타율 0.210을 마무리한 마차도는 6월 18경기에서 타율 0.371로 반등했다. 홈런은 없지만 정확도가 높아졌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415에 이른다.

하위타순으로 처졌던 마차도의 타순도 조금 더 앞으로 당겨진 가운데 허 감독은 마차도의 KBO리그 적응을 칭찬했다. 메이저리그(MLB)와 다른 KBO리그 투수들의 다른 패턴에 다소 고전했지만 이제는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타력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선구안와 정확도가 높아지면 언젠가는 다시 터질 문제다. 

OPS(출루율+장타율) 0.754는 크게 돋보이는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마차도는 이미 검증된 수비력이 있다. MLB급 수비라는 찬사가 쏟아진다. 지난해 많이 흔들렸던 팀 내야 안정에 도움이 된다. 과감한 시프트도 좌측에 마차도 한 명만 남겨둬도 어느 정도 처리가 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공격 생산력만 조금 더 올라오면 롯데로서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런데 마차도의 동기부여를 자극할 만한 경쟁자도 생겼다. 바로 20일 키움과 계약한 에디슨 러셀(26)이다. 일찌감치 퇴출된 타일러 모터의 대체 선수를 찾고 있었던 키움은 20일 “러셀과 연봉 53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러셀은 계약과 자가격리 기간, 그리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거쳐 7월 말쯤 선을 보일 전망이다.

마차도도 디트로이트에서 MLB 172경기에 나선 MLB 유경험자다. 하지만 러셀의 경력은 이보다 훨씬 더 화려하다. 그는 시카고 컵스에서 2015년 MLB에 데뷔, 통산 615경기에 뛰었다. 2016년은 내셔널리그 올스타이자, MVP 투표에서도 19위에 올랐다.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가지고 있다. 

마차도의 MLB 통산 OPS가 0.579인 것에 비해 러셀은 0.704로 더 높다. 러셀은 통산 60개의 홈런을 터뜨린 선수이기도 하다. 수비력에서도 마차도보다 더 나은 수치를 기록했다. 가정폭력 문제로 MLB 구단의 외면을 받지 않았다면 여기 올 선수가 아니었다. 내년에 다시 MLB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러셀의 입단 자체는 큰 화제가 될 전망이다.

두 선수는 주 포지션이 유격수라는 점에서 겹친다. 그렇다면 러셀은 마차도 이상의 대단한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름값만 놓고 보면 그래야 하지만 야구라는 게 꼭 그렇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구단 외국인 담당 스카우트는 “최정상급 경력을 가졌지만 야구 활동을 계속 하지 못한 러셀의 몸 상태가 변수가 될 수 있고, 1군 합류 후에도 적응을 거쳐야 한다. 이를 생각하면 활약의 기간이 짧을 수도 있고 마차도와 성적 차이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두 선수의 동기부여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어쨌든 MLB에서도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선수들이었다. MLB 경력의 차이가 있을 뿐 빅리그 경험을 했다는 것도 동일하다. 이들의 수비력이나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동료 내야수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벌써 롯데는 그런 효과를 보고 있고, 키움의 재능 넘치는 내야수들에게도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 두 선수의 화려한 수비력을 대조할 수 있는 날도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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