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있다 포스터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개봉 첫 날 2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살아있다’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원작 ‘얼론’을 비롯해 좀비를 다룬 유사한 소재의 작품들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24일 개봉한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의 공격에 통제 불능에 빠진 도시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고립된 채 아파트에 남은 준우(유아인)와 유빈(박신혜)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개봉 첫날 약 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성수기 시즌임에도 싸늘하게 얼어붙은 극장가를 녹일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살아있다'는 미국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의 원작 시나리오 '얼론'을 바탕으로 각색된 작품이다. 개봉 전 가제도 '얼론'이었지만 각색 과정에서 메시지를 고려해 '#살아있다'로 최종 결정됐다.

조일형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처럼 '얼론'이라는 제목이었지만, 한국적 설정에 맞춰 각색되면서 SNS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더해 해시태그를 붙였다. 두 사람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원작 '얼론' 역시 좀비들의 공격에 아파트에 홀로 남아 버티는 주인공이 혼자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힘겨워하던 중 반대편 아파트에서 또 다른 생존자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얼론'과는 별개로, 개봉 소식과 함께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는 '웹툰이 원작이냐'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유사한 소재의 웹툰 두 편이 자주 거론 되는데 '살아있다'와 '데드데이즈'다.

'살아있다'는 영화와는 별개인 동명의 웹툰으로 모 플랫폼에서 연재돼 2016년에 완결이 난 작품이다. 공교롭게도 제목만 같은 것이 아닌 좀비를 소재로 한 점도 같다. 아내 편, 사생 편 등으로 이야기가 쪼개져 있으며, 이 중 좀비가 된 아내를 지키려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아내 편이 영화 '#살아있다'의 한 장면을 떠올릴 법한 스토리다.

원작 웹툰이라는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은 웹툰 '데드데이즈'다. 2014년 연재를 시작해 2015년 완결된 작품으로, 어느날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지가 되고 사람들이 전부 좀비가 되어버린 멸망 직전의 세계를 그렸다.

'데드데이즈'는 집 안에 갇힌 소년이 체력과 음식 고갈되는 가운데 반대편 아파트에서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인 소녀를 발견하면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남기 위해 투쟁하는 이야기다. 줄거리부터 '#살아있다'와 유사한 설정일 뿐 아니라, 일부 신들은 영화 예고편 속 장면과도 구도가 흡사해 원작 웹툰이라는 오해가 커졌다.

그러나 '#살아있다'가 원작을 명확히 밝히고 각색한 작품인만큼 플롯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독자와 관객들 간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주보는 아파트에서 끈을 이용해 물건을 주고받는 장면 등을 들어 '웹툰 원작이라는 오해를 안 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라는 지적이 있지만, '좀비 때문에 집에 고립된 상황'이라는 한정된 조건 안에서 몰려드는 좀비를 막고, 맞서 싸우고, 도망치면서 선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전개 중 일부가 유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이어진다. 이외에도 강풀의 '당신의 모든 순간' 등 좀비를 다룬 많은 작품들이 '#살아있다'와 함께 언급되고 있어 좀비물이라는 제한적인 재난 상황 아래 펼쳐질 수 있는 전개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살아있다'는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고립된 상황, 드론과 등산 장비를 이용한 대응, 좀비화 되기 전 특성을 지니는 점 등 유사한 작품들과는 차이가 있는 요소들도 분명 가지고 있다. 유사성에 대해서는 한동안 직접 영화를 본 관객들의 판단에 따라 의견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살아있다'를 통해 좀비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생겼다. K-좀비들이 등장하는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나 영화 '부산행' 등이 거론되며 작품 K-좀비들의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극장가 회복 조짐을 이끄는 '#살아있다'에 이어 K-좀비 열풍이 '부산행' 프리퀄인 여름 대작 '반도'로까지 이어지는 윈-윈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