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불펜투수들이 훈련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신원철 기자] 시즌 첫 7연패였다. 선발투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고전했다. 선발이 잘 던진 유일한 경기에서는 불펜 투수들이 무너졌다. 야수 쪽에는 부상 선수들이 많아 선발 라인업에서 상대 팀에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상황, 어느새 패배가 자연스러워지는 지경에 놓였다.

현역 최고령, 최다승 류중일 감독조차도 지금 이 상황을 고비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는 에이스의 활약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을 때, 그 에이스가 나타났다. 신인이던 2008년 이후로는 처음 선발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정찬헌이 기대치를 한참 뛰어넘는 완봉승이라는 결과를 냈다. LG는 27일 SK를 상대로 3-0 승리를 거둬 7연패에서 벗어났다.

경기 후 만난 정찬헌은 마치 '도사' 같았다. 7연패 중 등판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연패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어차피 연패 중이고, 지면 연패에 하나 더 추가되는 것뿐이다. 늘 50대50이라고 생각하고 등판한다. 이미 결과는 정해졌다고 생각하고 던진다. 그냥 내 투구만 하면 된다. 내가 어떻게 한다고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던진다"고 답했다.

또 '노히터' 도전을 9회에서야 알았다면서 "점수 차가 컸으면 투구할 때 여유도 있고 개인 기록에 신경을 썼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팀이 연패 중이었다. 모든 팀이 위기를 겪는다. 지금 겪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 잘하면 된다"며 동료들을 응원했다.

▲ LG 정찬헌. ⓒ 신원철 기자
LG는 7연패 기간 불펜 평균자책점이 무려 10.00이었다. 데뷔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갔고, 그 뒤로는 지난해까지 불펜투수로만 활약했던 정찬헌에게는 팀의 위기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그는 "안타깝다. 오래 있었기 때문에 불펜이 힘들다는 걸 잘 안다. 나갈 때마다 부담스럽고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선수라면 이겨내야 한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안 좋을 때 있으면 좋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입단 2년째 21살 나이에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된 정우영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정)우영이를 늘 믿고 있다. '(정우영에게)네가 기둥이다, 네가 있어서 지금 불펜이 잘 움직일 수 있다. 자부심 느끼고 던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런 중책 맡기에는 아직 어린 선수지만 잘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인천,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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