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경기 중 포수 박동원(왼쪽)과 세리머니하는 키움 투수 에릭 요키시.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27일 짜릿한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키움은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선발 에릭 요키시의 8이닝 무실점 호투와 이정후의 결승 2타점 3루타를 앞세워 2-0 승리를 거두고 리그 2위를 지켰다. 조상우가 9회 등판해 2년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다.

이날 경기는 최근 리그를 압도하고 있는 요키시의 위력이 그대로 돋보이는 무대였다. 요키시는 7회 2아웃까지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그야말로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고 7회 프레스턴 터커에게 2루타를 맞아 2사 2루가 된 뒤에도 최형우를 차분하게 뜬공 처리했다.

요키시는 8회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당시 투구수는 91개였다. 1이닝만 더 막으면 개인 통산 2번째 완봉승을 달성할 수 있기에 요키시가 9회에도 등판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8회말 팀 공격이 진행될 때 파울존에서 몸을 푸는 투수는 마무리 조상우였다.

조상우는 9회 등판해 2사 후 김선빈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았으나 터커를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경기를 매조졌다. 키움은 이날 5안타로 2득점에 그쳤으나 요키시와 조상우의 쾌투를 앞세워 아슬아슬한 2점차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 손혁 감독이 밝힌 요키시의 교체 이유는 스피드였다. 8회가 끝난 뒤 손 감독이 그의 교체 타이밍을 잡기 위해 포수 박동원에게 그의 구위를 물었는데 박동원이 "요키시의 구속에 변화가 있다"고 말한 것. 요키시는 8회 패스트볼 구속이 대부분 143~143km를 기록했다. 이날 요키시의 최고 구속이 146km이었음을 감안하면 작은 변화였지만, 이를 캐치한 포수의 말을 귀기울여 들은 손 감독은 요키시와 논의 끝에 그를 바꿨다.

요키시의 퍼펙트 게임이 진행 중이었다면 9회까지 등판했겠으나 이미 7회에 기록이 깨졌고 점수차가 불과 2점이었다. 완봉승에 욕심을 내다가 KIA 타선에 일격을 당한다면 팀과 요키시 모두에게 치명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상황에서 손 감독의 고민에 박동원이 '해답'을 준 셈이다. 투수의 당일 컨디션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포수였기에 가능한 말이었다.

요키시는 경기 후 "코칭스태프와 논의를 했다. 우리는 경기를 이겨야 했고 타이트한 상황이기에 마무리 조상우가 경기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개인보다는 팀이 먼저다. 팀을 볼 때 좋은 결정이었다"며 '팀 퍼스트'를 외쳤다. 키움의 소통 능력이 짜릿한 승리를 안겼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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