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홍상삼.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신원철 기자] 지난겨울 방출된 선수가 새 팀에서는 필승조? KIA 홍상삼이 만들고 있는 성공 이야기다. 거짓말 같은 반전이 매일 벌어지고 있지만 정작 홍상삼 자신도 이유를 말하기는 어렵다. 정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서 웃음을 터트릴 정도로.

홍상삼은 28일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더해 올 시즌 10경기에서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하고 있다. 개막 후 9경기 무실점을 달성했던 2018년(10경기 평균자책점 1.17)이나, 개막 10경기 무패 4홀드를 기록한 2012년(10경기 평균자책점 1.76)이 떠오른다. 두산에서 전력 외 판정을 받았고, KIA에서도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은 '홍상삼이 좋아지고 있다'는 말에 "요즘 좋다. 많은 일을 해주고 있다. 6회나 7회에도 나올 수 있고, 좌타자를 상대할 수도 있다. 직구 커브 좋고 디셉션도 괜찮다"고 칭찬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홍상삼에게 이 얘기를 전해주자 그는 "일단 경기 나가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어떤 상황에 나가더라도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있다"는 심심한 대답을 내놨다.

사실 그가 할 수 있는 말이 많지 않았다. 홍상삼은 오직 자신감을 되찾은 것만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홍상삼은 "(두산 시절에는)군대 다녀와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KIA 오면서 심리적으로 편해졌다. 서재응 코치님, 윌리엄스 감독님 모두 즐겁고 재미있게 하는 분들이라 저와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특히 투수 파트를 맡은 서재응 코치에게 큰 힘을 얻는다고 했다. 홍상삼은 "코치님이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신다. 구위보다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다. 자신감을 주시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마운드에 자신 있는 마음으로 올라가니까 타자 상대할 때도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타자와 대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좋은 일이다. 예전에는 타자와 싸우는 게 두려웠다. 지금은 좋아지고 있다"고 새 팀에서 달라진 자신을 돌아봤다.

▲ KIA 홍상삼. ⓒ 한희재 기자
홍상삼은 자꾸 "자신감을 얻었다"는 말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 민망한지 "아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말 자신감을 얻은 것밖에 없다"며 웃었다.

그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한 지도자가 처음은 아니었다. 두산 시절에도 수없이 들었을 말이다. 하지만 그때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홍상삼은 "그때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워낙 바닥인 상태라 많이 힘들었다. 팀을 옮기면서 리셋이 된 것 같다. 덕분에 자신감이 생기고, 그 자신감이 경기력으로 나타나는 듯하다"고 얘기했다.

또 "두산에 있을 때는 트라우마 같은 기억이 떠올랐는데, 여기는 처음 온 팀이라 그런 기억이 없다. 좋은 기억들이 쌓이는 것 같다"며 새 팀에서 마음가짐을 새로 한 것이 도움됐다고 봤다.

아직도 마운드에 올라가는 길은 긴장된다. 홍상삼은 "마운드에서 호흡을 크게 크게 하려고 한다. 평상시보다 크게 쉬면 가라앉는 기분이 든다"며 "지금은 무관중 경기가 나에게 엄청나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 팬들이 있으면 의식이 안 될 수가 없다. 지금은 무관중의 혜택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관중들이 들어올 것이다. 그때는 적응해서 경기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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