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살아있다' 포스터.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살아있다'가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 2월 개봉한 '정직한 후보' 이후 약 넉 달 만에 100만 영화가 탄생했다. 지난 5월 극장을 찾는 총 관객은 전년의 10%도 채 되지 않았고, 할인권 배포 등 특단의 조처가 취해진 6월도 전년의 16~!7%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렵사리 달성한 '#살아있다' 100만을 두고 1000만 관객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가 다 나오는 이유다.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 제작 영화사 집)는 개봉을 결정할 당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주저앉다시피 한 극장가에 용감하게 나선 구원투수로 평가받았다. 코로나 여파로 2월부터 신작의 개봉 연기 사태가 줄을 이었던 상황. 여름을 앞두고 극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6000원 할인권 정책이 시행되면서 '침입자'(감독 손원평), '결백'(감독 박상현) 등 수차례 개봉을 연기했던 작품들이 하나 둘 개봉을 확정한 시점이었다. 조용히 사태가 진정되길 기다릴 줄 알았던 '#살아있다'가 여름 성수기 시장이 열리기 직전 과감한 출사표를 던졌고, 이는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살아있다'는 대중성이 돋보이는 매력적인 패키지이기도 했다. 영화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2016년 '부산행'으로 시작해 넷플릭스 '킹덤', 개봉을 앞둔 '반도' 등으로 이어지는 K좀비 바람을 탄 영민한 이야기에 배우 유아인, 박신혜가 가세했다니 관객은 반색했다. 한 영화 제작자는 "그간 개봉했던 작품들에 비해 '살아있다'는 관객이 바랐던 '영화같은 영화'로 어필한 것 같다"며 "코로나든 뭐든 관객이 반응하는 건 역시 매력적인 콘텐츠"라고 평했다.

적극적인 홍보도 어필했다. 주인공 유아인은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널리 알려진 자신의 이미지와 다른 35살 청년 유아인의 모습을 드러내는 한편 '#살아있다'를 널리 알렸다. 사생활과 관련해서는 신비주의 스타나 다름없던 유아인이 2주에 걸친 최고 인기 예능에서 집과 삶을 공개하는 사이 화제성이 폭발했다. 유아인 박신혜가 함께 한 인기 크리에이터 '펭수'와의 컬래버레이션도 웹 상에서 못잖은 화제가 됐다. 이 모두 '#살아있다'를 알리고 긍정적 이미지를 심는 데 큰 몫을 했다.

연장된 6000원 할인권도 극장 허들을 낮추는 데 큰 몫을 했다. 높은 예매율 속에 '#살아있다'의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극장의 생존신호와 성공사례에 목마른 영화계 또한 '#살아있다'를 한 마음으로 응원하는 분위기. 결국 '살아있다'는 주말 사흘 동안만 70만 관객을 모으며 개봉 첫 주 106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코로나 속에서도 어필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의 신호이기도 했다.

7,8월의 여름 대전을 준비하는 영화들도 '#살아있다'의 흥행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오는 7월 15일 개보하는 '반도'를 시작으로,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의 '강철비2:정상회담',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엄정화 박성웅의 '오케이 마담' 등이 여름 관객과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 디즈니 실사 액션 '뮬란'이 거푸 개봉을 연기하는 가운데서도 굳건히 여름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는 한국 영화들에게도 오랜만에 나온 성공사례가 의미있게 받아들여진다. 한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100만이 이렇게 소중한지를 모두가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물론 '#살아있다'는 아직 갈 길이 남았다. 220만 안팎인 손익분기점 달성까지도 아직 한참이 남았다. 할인권 효과가 사라지지만, 7월 15일 '반도' 개봉 전까지는 이렇다할 경쟁자가 없어 손익분기점 돌파를 노려볼만 하다. '#살아있다'의 추이를 모든 영화계가 지켜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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