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로하스는 10년 만의 트리플크라운의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질 좋은 타구들이 우중간에 연신 떨어졌다. 전력 분석에 임하던 구단 관계자들의 유니폼과 관계없이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6월 30일 잠실구장에서의 멜 로하스 주니어(30·kt)의 타격이 그랬다.

비록 팀이 지기는 했지만 로하스는 이날 3안타를 추가하며 최근의 좋은 타격감을 이어나갔다. 올 시즌 타격 성적은 괄목할 만하다. 원래 잘 치던 타자가 더 잘 치고 있다. KBO리그 초년생이 아니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꾸준한 타격감도 기대할 만하다. 이대호(롯데) 이후 첫 타자 트리플크라운(타율·홈런·타점 1위) 가능성도 기대를 모은다.

로하스는 6월까지 시즌 48경기에서 타율 0.376, 17홈런, 45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0.425, 장타율은 0.716으로 이를 합한 OPS는 1.141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득점권 타율이 떨어지는 등 다소 모자란 부분이 있었으나 올해는 해결사 몫까지 톡톡히 하며 리그 최고 외국인 타자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로하스는 거의 전 타격 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한 유일한 타자이기도 하다. 홈런은 2위권과 4개 차이로 리그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첫 홈런왕 가능성도 보인다. 타율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0,381)에 살짝 뒤진 2위다. 타점 또한 1위 김재환(두산·46개)에 딱 1개 뒤져있다. 최다 안타에서는 페르난데스와 공동 1위, 장타율은 큰 차이로 1위, 출루율도 6위다.

사실 타율과 홈런을 동시에 잡기는 매우 어렵다. 여기에 팀 동료들의 활약과도 연관이 있는 타점까지 세 가지 타이틀을 모두 따낸다는 것은 최상위도 난이도다. 실제 KBO리그 역사에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타자는 단 두 명(이만수·이대호)뿐이다. 이대호는 2006년과 2010년에 걸쳐 두 차례 달성했다. 

달성 여부를 미리 판단하기는 이르다. 아직 시즌이 90경기 이상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하스는 상대적으로 성적 편차가 적을 것으로 기대되는 유형의 타자다. 이미 타격 능력을 충분히 검증한데다, KBO리그 4년차로 이미 약점 또한 다 분석된 타자다. 오히려 올해는 로하스의 대비가 상대의 대비를 압도하는 기세다.

이강철 kt 감독마저도 로하스의 올 시즌 활약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사실 크게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큰 변화를 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체에 엄청난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개막 시기에 약간 운이 따랐다는 해석은 많다. 로하스 자신 또한 “날이 추울 때는 방망이 그립감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5월부터 시즌을 시작해 이런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실력이다.

꼭 트리플크라운이 아니더라도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 산술적으로 로하스의 현재 페이스는 50홈런, 130타점 이상 페이스다. 타율을 지금처럼 유지하기는 다소 힘들 수 있어도 지금 기량이라면 40홈런, 100타점 이상은 기대 가능하다. 40홈런-110타점 이상을 달성한 외국인 선수는 테임즈, 나바로, 로하스까지 세 명뿐이고, 두 차례 달성한 선수는 테임즈가 유일하다. 로하스가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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