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영혼수선공' 포스터. 제공|KBS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KBS2 '영혼수선공' 측이 정신과 의사와 환자의 사랑은 부적절하다는 시청자 청원에 "드라마 제작시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1일 KBS 드라마센터 강병택 책임 프로듀서(CP)는 "'정신적 교감을 통한 사랑'이라는 요소를 통해 각각 치유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이고자 했으나 현실적 한계로 기획의도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다. 부족함을 공감하고 드라마 제작시 신중하고 조심히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KBS 시청자권익센터를 통해 '영혼수선공' 일부 시청자는 '정신과 의사가 환자와 로맨틱 관계를 갖는 것은 범죄'라는 취지의 청원을 올려 약 1200건의 동의를 얻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이 1000건 이상의 동의를 얻을 경우 담당자가 반드시 답변해야한다. 

청원자는 지난해 남성 정신과 의사 김현철이 여성 환자에게 그루밍 성범죄(상대방과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호감을 쌓은 뒤 저지르는 성범죄)를 저지른 것을 언급하며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환자와 사적으로 낭만적 관계를 맺은 것은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영혼수선공'의 시준(신하균)과 우주(정소민)의 만남이 대중에게 왜곡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강병택 CP는 "'영혼수선공'은 힘겹게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위로하고 위로 받는 드라마를 만들고자 기획했다"며 "드라마 속 주인공은 의사와 환자라는, 일방적으로 치료하고 치료받는 도식적 관계를 벗어나 모두 치유가 필요한 '현대적 한계인'으로 설정됐다. 저희 제작진은 '정신적 교감을 통한 사랑'이라는 요소를 통해 각각 치유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드리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이하 '영혼수선공' 강병택 CP의 시청자청원 답변글 전문이다. 

먼저 드라마 '영혼수선공'을 시청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영혼수선공'은 힘겹게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위로하고 위로 받는 드라마를 만들고자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에서 다루기 힘든 소재인 '정신의학'을 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를 통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싶었습니다.

비록 시청률은 저조하였으나 기존 의학드라마들과의 차별성, 좀 더 현실과 닮은 공감가는 스토리가 인상적이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인공 시준과 우주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떠나 둘 다 정신적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주가 앓고 있는 경계성 성격 장애는 단시간에 치료되지 않는 질환으로, 그것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헌신에 가까운 누군가의 변함없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또한 시준이 앓고 있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같은 상황을 피하지 않고 뚫고 나가야 합니다.

이처럼 이 드라마의 두 주인공은 의사와 환자라는, 일방적으로 치료하고 치료받는 도식적 관계를 벗어나 모두 치유가 필요한 '현대적 한계인'으로 설정되었으며 저희 제작진은 '정신적 교감을 통한 사랑'이라는 요소를 통해 각각 치유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드리고자 하였습니다.

과거, 정신의학과와 관련된 인물들이 등장하고 환자와 의사 사이의 사랑을 다루어서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들이 있습니다만 이들 드라들과 달리 '영혼수선공'은 단순하게 의사와 환자의 사랑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다른 환자들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두 주인공 서로의 아픔을 인지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그리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두 주인공이 각자의 아픔을 딛고 이겨내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조심스러운 소재인 만큼 한 회 한 회 많은 고민을 하며 만들었지만, 현실적인 한계로 인해 기획의도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고 청원인의 청원내용처럼 불편함을 초래한 점 매우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저희의 부족함을 깊이 공감하고, 앞으로 드라마를 제작할 때 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만들고자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드라마센터 CP 강병택.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sohyunpark@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