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원의 두 골에 환상적인 도움을 기록한 데얀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안양, 이성필 기자] 한국 나이로 불혹인 마흔살에 프로축구 K리그1에서는 교체 요원으로 활약하는 데얀(39, 대구FC)이지만,  FA컵에서는 자신의 수준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대구는 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K리그2(2부리그) FC안양과 '2020 하나은행 FA컵' 24(3라운드)를 치렀다. 2018년 울산 현대를 꺾고 우승을 차지, 2019년 DGB대구은행파크 개장과 함께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를 이기는 등 돌풍을 일으켰던 대구라는 점에서 경기력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물론 안양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지난해 32강에서 우승 후보 전북 현대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올해 전북은 ACL 출전으로 시드를 받아 울산 현대, 수원 삼성, FC서울과 더불어 16강에 직행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구는 얼마든지 안양이 기대하는 '언더독의 반란' 상대자가 될 수 있었다. 같은 시민구단이라는 자존심 싸움도 있었다. 대구가 K리그2에 있었다는 점도 안양이 목표의식을 갖고 대응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양팀의 차이는 경험이나 결정력이 좋은 공격수의 유무였다. 대구는 이날 출전 명단에서는 빠졌지만, 외국인 공격수 에드가에 서울, 수원 삼성을 거친 노련한 데얀이 있었다.

데얀은 전반 31분 김대원의 선제골에 정확한 볼 배급으 했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볼을 소유한 뒤 김대원이 중앙으로 뛰어가는 것을 정확하게 보고 연결했다. 김대원은 스피드를 활용, 슈팅해 맹성웅의 다리에 맞고 굴절되며 골이 됐지만, 어쨌든 스스로 골을 만들었다.

굳이 골 장면이 아니더라도 데얀은 공격수의 정석을 보여줬다. 수비수를 등졌다가 동료가 공간을 향해 가는 것을 놓치지 않고 패스했다. 후반 17분 김대원의 추가골이 그랬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볼을 잡아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 정확하게 왼쪽 측면으로 연결했다. 수비의 전진을 막으면서 김대원이 비교적 쉽게 볼을 잡았고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수의 움직임을 확인한 뒤 오른발로 골망을 갈랐다.

반면, 안양은 공격 전개가 자주 끊겼다. 지난해에는 조규성(전북 현대), 팔라시오스(포항 스틸러스) 등 확실한 골잡이들이 있었지만, 올해는 이코스티, 마우리데스 등 외국인 선수들의 존재감이 제로에 가까웠다. 안양이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기 어려웠던 이유다.

 

스포티비뉴스=안양,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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