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영하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지난해 인생의 운을 다 갖다 썼구나 그런 생각도 했다."

두산 베어스 이영하가 9경기 만에 힘겹게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이영하는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간 시즌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14-5 승리를 이끌었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시즌이었다. 이영하는 올해 처음 등판한 지난 5월 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6⅓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첫 승을 챙긴 뒤 8경기 동안 4패만 떠안았다. 퀄리티스타트 이상을 해내고 승패와 인연이 없었던 경기는 2차례뿐, 대부분 제구가 흔들리거나 난타를 당해 무너졌다.

타선 지원 속에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10-0으로 앞선 2회말 2사 후 김하성과 김혜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한 점을 내준 게 유일한 고비였다. 이후 허정협에게 좌익수 왼쪽 안타, 박준태에게 볼넷을 허용해 2사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서건창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이영하는 "어디 갇혀 있다가 꺼내진 기분이다. 자신감을 많이 잃었었는데, 잘 헤쳐나간 것 같다. 경기 전부터 형들이나 동료들이 괜찮다고 잘할 수 있다고 계속 이야기해준 덕에 힘이 났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내가 생각해도 지난해(17승) 원하는 것을 너무 다 이뤄서 인생의 운을 다 갖다 썼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이제 운이 아니라 실력으로 헤쳐나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깊었다. (박)세혁이 형, (정)상호 선배랑 진짜 고민 많이 했다. 안 좋다고 계속 세게 던지면 오히려 더 잘 치더라. 포수 미트로 사인대로 정확히 던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겨울 새로 가정을 꾸린 이영하는 부진한 동안 안 좋은 말을 들을 때마다 가족 걱정이 컸다. 그는 "가족 걱정이 많이 됐다. 안 좋은 이야기는 못 하면 어떤 선수나 들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안 좋은 소리만 들어서 앞으로는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잘해야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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