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허경민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유격수 김재호(35)가 빠진 자리에 3루수 허경민(30)을 투입하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는 지난달 28일 시즌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올 시즌 내내 어깨, 허리, 허벅지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 1루수 오재일(옆구리), 2루수 오재원(햄스트링), 허경민(손가락)이 부상으로 빠진 동안 야수진의 중심을 잡아줬고, 이탈했던 선수들이 다 돌아온 뒤 자리를 비웠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재호가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는 확답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허경민을 처음 유격수로 투입하면서 "최주환은 유격수가 힘들지만, 허경민은 가능하다. 충분히 능력이 있다. 본인 값어치를 올리는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허경민이 예비 FA(자유계약선수)인 점을 고려한 발언이다. 허경민은 두산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동안은 줄곧 3루수로 뛰었지만, 2008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당시 대표팀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경력이 있다. 두산 입단 후에도 2군에서는 2루수 최주환과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1군 경기 유격수 출전은 2016년 9월 27일 대전 한화전 이후 약 4년 만이었다. 

허경민은 1일 경기 내내 큰 실수 없이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고, 두산은 14-5로 크게 이겼다. 경기 후 연락이 닿은 허경민은 "많이 힘든 하루였다. 유격수는 정말 힘든 자리 같다. 유격수로 뛰는 건 너무 오랜만이라 팀에 피해를 주지 않고 잘하자는 생각뿐이었다. 다행히 초반에 점수가 나서 부담 없이 경기에 나섰다. 앞으로도 어느 자리든 최선을 다해 경기에 나서겠다"고 이야기했다.  

2루수 오재원까지 선발 출전이 가능한 몸 상태로 회복하면서 유격수 허경민은 더욱 중요해졌다. 3루수 최주환-유격수 허경민-2루수 오재원-1루수 오재일로 내야를 구성하면서 수비 안정감은 물론 타선의 화력도 살아났다. 최주환은 3안타 3타점, 허경민은 2안타 1타점, 오재원은 2안타 5타점, 오재일은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유격수가 가능한 두산 내야 백업으로는 권민석, 이유찬이 있다. 수비는 큰 실수 없이 해내는 편이지만, 이제 막 1군에 적응하고 있는 선수들이라 주축 선수들과 타격에서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허경민이 김재호가 빠진 자리를 채워준다면 김 감독의 말처럼 본인의 값어치는 올리면서 팀도 이득인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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