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강철비2' 제작보고회에 나선 곽도원, 유연석, 정우성, 양우석 감독(왼쪽부터).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리얼해서 슬픈, 그러나 평화의 바람이 가득한 남북 이야기. '강철비2:정상회담'이 출격을 알렸다.

2일 오전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과 양우석 감독이 참석해 영화의 면면을 소개하며 흥미를 더했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영화. 2017년 445만 관객을 모은 '강철비'에 이어 '강철비2:정상회담' 또한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냉전이 지속 중인 분단국가인 남과 북,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 사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을 위기 상황을 실감나게 또 위트있게 그린다.

'변호인' '강철비'의 양우석 감독이 연출을 맡고, '강철비'에서 호흡했던 정우성과 곽도원이 남북 진영을 바꿔 다시 함께했다. 북 지도자로 분한 유연석, 미국대통령으로 분한 스코틀랜드 출신 배우 앵거스 맥페이든도 가세했다.

▲ 양우석 감독. 영화 '강철비2' 제작보고회.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강철비2'를 1편의 상호보완적 속편이라고 언급했던 양우석 감독은 1편 '강철비'와 '강철비2:정상회담'을 비교하며 "가장 큰 공통점은 배우들이 거의 다 그대로 나온다. 차별점은 그들이 역할이 싹 바뀌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양 감독은 "연출의 반은 캐스팅이다, 마케팅의 반은 개봉일 결정이다. 충무로에만 도는 속담이 있다"고 언급하며 "공통점은 같은 배우가 나오신다, 차별점은 역할이 싹 바뀌었다. 하지만 남북 외 배우들은 모두가 그대로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의 위치를 바뀌었어도 당사자인 우리로서는 현실을 타파해나갈 수 없다는 아이러니는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며 "'강철비2'가 더 냉정할 수 있다. 남북은 대한민국이 뭔가 결정할 선택권이 있었고 두 주인공의 노력으로 바뀔 것이 있었는데 2편은 냉철하다. 한반도 당사자인 우리가 우리를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출발할까요 이렇게 된 이야기다"라고 설명했다.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현실의 남북관계가 부담이 아니냐는 질문에 양우석 감독은 "남북관계는 지난 30년간 변한 게 거의 없다. 패턴의 도돌이표다. 어떤 때는 긴장모드, 어떤 떄는 화해모드다. 다만 최근 2~3년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이 미중 간의 신 냉전-열전 사이에 한반도가 껴 있다"는 진단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는 "패턴의 도돌이표가 이제는 깨져야 하지 않겠나. 그리고 평화체제 구축으로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한반도 긴장은 한반도 당사자를 빼놓고 (다른 나라에는) 다 이익이라는 게 보편적인 생각이다. 긴장과 갈등은 고통이고, 더 잘 살기 위해선 평화가 필요충분조건인데 그렇게 갈 수가 없다. 그런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양 감독은 특히 정우성, 곽도원을 남과 북을 바꿔 다시 캐스팅한 것을 두고 "1편에서 보여준 로맨스와 호흡이 이번에는 죽일듯 한 관계로 바뀌었다. 그게 재미다. 극과극 연기를 두 분이 너무나 잘 해주셨다. 배우의 연기를 볼거리로 즐기고 공감해주시지 않나. 두 분을 확신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유연석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슬기로은 의사생활'을 보지 않아 저렇게 천사같은 모습이 있으신지 몰랐지만 ('미스터 션샤인') 구동매, ('응답하라 1994') 칠봉이를 보면 외곯수 같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직진하는 모습이 있었다. 우리 역에 잘 어울리지 않았나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앵거스 맥페이든에게는 힘세고 돈많은 큰형, 유연석에게는 외곯의 막내동생, 정우성은 그 안에서 난감하게 중재하는 모습을 부탁드렸다"고 귀띔했다.

▲ 정우성. 영화 '강철비2' 제작보고회.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1편 '강철비'에서 북한 공작원을 연기했던 정우성은 2편 '강철비2:정상회담'에서는 한국 대통령 한경재로 분해 중심을 잡았다.

정우성은 "'강철비'는 한반도라는 우리의 땅이 주인공이다. 우리 땅이 가진 역사와 의미, 우리가 바라보는 땅의 의미를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가 질문이 있다"면서 "'강철비' 1편이 두 인물이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판타지라면, 2편은 국제정세에 놓인 한반도를 냉정하게 바라본다. 더 큰 질문을 할 수 있는 영화인 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우성은 "그런데 갑자기 대통령을 하라시니까"라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감독님이 자꾸 저에게 시험을, 시련을 주시나. 같이하겠다고 마음먹기까지 큰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말 준비하기 어려웠다. 난감하더라. 상상밖에 없을 것"이라며 상상력과 자료조사를 동원해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한반도 지정학적 위치 안에서의 국제문제, 분단 등의 문제는 굉장히 현실적이고 이성적이다. 하지만 영화는 세 지도자가 잠수함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해학과 풍자가 많다. SNL같은 콩트 같기도 하다. 인간적 입장을 이해하게 도는 입장에 놓인다"고 설명했다.

또 "현실적 대통령이 아닌가 하지만, 그 안에 엄청난 '트위스트'가 있다. 그런 점에서 조금 자유로울 수 있었다"며 "세 정상이 모여서 이야기할 때, 저도 중재자 역할을 하려 했다, 하지만 사실은 당사자 아닌가. 단어가 가질 수밖에 없는 씁쓸함이 있다. 현대를 사는 우리가 진지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도 든다"고 짚었다.

▲ 영화 '강철비2' 제작보고회.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1편에서 남한 외교안보수석을 연기했던 곽도원은 "감독님이 '강철비2'를 하신다고 하셔서, 그러면 제가 대통령이 되는 거냐고 했다. 급이 올라가서 대통령이 되는 줄 알았다"고 운을 뗐다.

곽도원은 "그러면 '(1편에서 북한 공작원이었던 정)우성이는 뭘 하냐, 걔가 죽지 않았냐' 하니 우성이가 남한 대통령을 한다더라. '저는 뭘 합니까' 북한사람을 해라 하는데, 그럼 지도자가 되는 건가? 우성이가 대통령이 되면 미화가 되는 것 아니냐 문제가 있다 했다"고 눙쳤다. 이어 곽도원은 "저는 호위총국장을 하고 (유)연석이가 이걸 하면 밸런스가 맞겠구나 했다"며 "시킨다고 낼름낼름 할 수는 없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유연석. 영화 '강철비2' 제작보고회.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새롭게 '강철비2:정상회담'에 합류한 유연석은 북의 젊은 최고 지도자 북 위원장으로 분해 강렬한 변신에 나선다.

유연석은 "1편을 재미있게 봤다. 제안하셔서 시나리오를 봤는데, 북 위원장 나한테 제안하신 게 맞나 했다. '도원이 형 아니었어' 했다"고 웃음지었다.

그는 "망설이기도 했다. 한 나라의 지도자 역할을 한다는 게 스스로 상상이 안됐다. 감독님을 만나뵙고 이야기를 나눴다"며 "한반도 정세 이야기를 실감나게 하지만 위트있게 그리는 재미있는 요소도 많고 볼거리도 많다보니까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연석은 "겁도 났지만 저에게도 도전과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도망치지 말고 도전해보자 해서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소아외과 의사 안정원 역을 맡아 멋진 의사 캐릭터를 그려보였던 유연석은 "드라마 바로 직전에 촬영했다. 예고편을 보고 '유연석 어디있는거야' 하는 분도 있더라"고 눙쳤다. 외적인 모습 외에도 지역과 지위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북한말, 흔히 배우는 미국식 영어와는 다른 영어 연기 등에도 디테일을 고심해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유연석은 "처음 감독님이 어떻게 이 영화를 그릴지 정확하게 듣지 않고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혼자 가지고 있던 북한, 북한 지도자에 대한 선입견과 이미지가 앞섰다"며 "영화라는 무한한 상상력의 공간에서 내가 그려낼 수 있는 지도자의 모습은 무엇일까 더 고민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실제로 젊은 나이에 그런 체제에 놓여서 지도자를 한다 했을 때 벌어지는 갈등을 내 일이라고 생각하니 굉장히 어깨가 무겁고 중압감이 크더라. 그런 고민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기면 어떨까 했다. 비단 체제가 다르더라도 청년이 어떤 곳, 심각한 문제에 놓였을때 하는 갈등,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청년의 고민을 표현한다고 생각하고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 영화 '강철비2' 제작보고회.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7월의 끝 여름 성수기 시장에 개봉하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극장의 빙하기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다. 세 배우와 양우석 감독은 극장 방역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고 안심시키는 한편 관객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조심스럽게 관객의 관심을 부탁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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