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만의 3안타 경기로 기분전환에 성공한 로베르토 라모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못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올 때는 영어로 욕을 하더만”

류중일 LG 감독은 최근 타격감이 썩 좋지 않은 팀 4번 타자이자 외국인 타자인 로베르토 라모스(26)에 대해 안쓰러움부터 먼저 드러냈다. 라모스는 6월 초까지 리그 최고의 타자로 리그를 폭격했다. 홈런 레이스에서도 가장 먼저 치고 나갔고, 여기에 정교한 타격까지 선보이며 LG의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혹자는 로베르토 페타니지의 재림이라고 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가벼운 하리 통증이 발목을 잡았고, 복귀 후에는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라모스는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6월 18일 이후 7월 1일까지 12경기에서 타율 0.200에 머물렀다. 특유의 홈런은 하나도 없었고, 타점도 2개에 불과했다. 출루율(.244)과 장타율(.302)의 합인 OPS는 0.546으로 리그 평균 타자보다도 못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류 감독은 라모스를 신임하고 있다. 끈질기게 4번 자리에 넣으며 부활을 기다린다. 류 감독은 2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본인이 쳐야 한다. 내가 대신 쳐줄 수 없다”면서 “슬럼프를 빨리 탈출하는 것은, 좋았을 때의 그림과 지금 현재의 그림을 자신이 파악하는 것이다. 가장 빨리 찾아내는 게 선수다”고 했다. 일단 선수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취지였다.

류 감독은 일단 선구안을 되찾길 바랐다. 류 감독은 “눈이 움직인다는 건 머리가 먼저 나온다는 의미다. 상체가 아니라 머리가 먼저 나간다는 건데 머리가 빨리 나가면 공이 안 보이는 건데 그런 것도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다각도의 분석을 이어 나갔다. 그런데 그 라모스가 일단 단타로 기분 전환을 했다. 6월 7일 키움전 이후 25일 만에 3안타 경기를 했다.

첫 타석에서도 중견수 뜬공에 머물렀으나 타구를 꽤 멀리 날려 보냈다. 5회에는 우전안타, 7회에는 좌중간 안타, 그리고 연장 10회에도 좌중간 안타를 쳤다. 일단 콘택트에 초점을 두고 간결하게 방망이를 휘두르며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날 경기 전 6경기에서 삼진 8개를 기록했던 라모스는 일단 이날 경기에서는 삼진이 없었다. 팀은 연장 끝에 졌으나 라모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나쁜 경기는 아니었다.

가장 답답한 건 선수 자신이다. 자신에게 욕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스스로에게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즌 초반에 좋았기에 더 그럴 수도 있고, 신분이 불안한 외국인 선수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일단 성실한 자세로 계속 출전하며 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류 감독은 그런 라모스의 자세를 믿는다. 

어쨌든 LG 타선은 라모스가 터져야 응집력이 최대화될 수 있고, 이는 시즌 초에 이미 증명된 명제다. 이날의 3안타가 훗날 어떤 계기로 기억된다면 패배의 아픔도 조금은 무뎌질 수 있을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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