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때문에 코로나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힌 마이크 트라웃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일이 늦어진 메이저리그(MLB)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 내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 선수들의 불안감도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MLB 구단들은 4일(한국시간)부터 공식적인 팀의 2차 스프링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그간 전국 각지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던 선수들이 팀의 본거지로 모여 합동 훈련을 소화한다. 팀들은 이 기간 동안 훈련과 연습경기를 병행하며 오는 7월 25일로 예정된 MLB 개막에 대비한다. 전례가 없는 비시즌 일정이라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큰 변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라이언 짐머맨, 조 로스, 이안 데스먼드 등 몇몇 선수들이 시즌 참가를 포기한 가운데 합류한 선수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MLB 최고의 선수인 마이크 트라웃(29·LA 에인절스) 또한 예외는 아니다. 트라웃은 4일 팀 훈련에 참가하며 임신한 아내를 걱정했다. 자칫 잘못 자신이 확진자가 되면 가정에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다.

트라웃은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즌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공포를 지우지는 못했다. 트라웃은 “솔직히, 아직도 마음이 그렇게 편하지는 않다. 힘든 상황이다. 다음 몇 주 동안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나는 양성 반응을 보이고 싶지 않고, 아내에게 옮기고 싶지도 않다. 이것이 우리가 처한 어려운 상황이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LA타임스는 트라웃이 개막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트라웃은 8월에 첫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다. 만약 다음 몇 주 동안 양성 반응이 나온다면 자가격리를 해야 하고, 트라웃은 출산을 볼 수 없다. 트라웃은 그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준비 기간 중 선수단 내 확진자가 나온다면 시즌 개막을 포기하고 출산 후 돌아올 수도 있다. 

이어 그는 “첫 아이의 출산인데 꼭 가야 한다. 만약 내가 양성 반응을 보인다면 의사들은 14일 동안 아이를 볼 수 없을 것이라 말했다. 매우 속상한 일이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스(아내)의 안전과 내 아이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고 했다. 

트라웃은 4일 첫 훈련이 야외에서 진행됐음에도 마스크를 끼고 훈련에 임했다. 사실 검사를 마친 인원들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기도 해 대다수 선수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만큼 트라웃이 매사에 조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MLB는 4일 훈련에 앞서 캠프에 참가하는 선수단과 스태프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일반인들에 비해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지킨 선수들이라 확진자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일부 선수들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앞으로 시즌이 진행되면서 사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선수단 내 코로나가 확산된다면 시즌을 포기하는 선수들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협은 현재진행형이다. 미국 내 신규 확진자는 3일 하루에만 1만8700명에 달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285만 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완치율은 42% 남짓이다.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세계 1위다. 오히려 확산세가 가팔라지는 주(州)도 있어 안심은 금물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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