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김하성은 최근 흔들리는 수비를 다잡아야 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어렵지는 않은 타구였다. 그러나 생각이 많았을까. 김하성(25·키움)은 뭔가를 망설이고 있었다. 대시, 포구, 그리고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동작이 평소 같지 않았던 김하성은 악송구까지 저지르고 당황했다.

키움은 3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2-3,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최근 좋았던 흐름을 이어 가는 동시에 1위 NC를 추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1-1로 맞선 8회 리드를 잡는 점수를 뽑았지만 8회 김하성의 실책성 플레이 하나에 흐름이 미묘하게 꼬인 경기였다.

2사 2루에서 유한준의 타구가 큰 바운드로 김하성 앞으로 갔다. 2루 주자 황재균의 움직임에 가려서 그런지 김하성은 타구를 기다린다. 그런데 여기서 공을 한 번에 빼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급한 마음에 1루로 던졌지만 공은 1루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안전진루권이 보장돼 황재균이 그대로 홈을 밟았다. 2-1로 앞선 채로 이닝이 마무리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키움은 결국 9회 황재균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졌다.

실책이 빌미가 돼 경기에서 지는 일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올 시즌 전체적으로 김하성의 수비가 불안하다는 점은 심상치 않다. 김하성은 올 시즌 50경기에서 7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144경기로 환산하면 20개 남짓이다. 애초에 실책이 아주 적은 선수는 아니지만 올 시즌 유독 체감적으로 결정적인 실책이 많다. 경기 결과는 물론 선수의 자신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 시즌 김하성에 걸리는 기대는 컸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이어진 KBO리그 유격수 경쟁을 종결시킨 선수였다.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유격수에다 나이도 젊었다. 지금도 뛰어난 기량인데 성장까지 기대할 만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을 끝으로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자격을 얻는 것이 관심을 모았다. 김하성도 메이저리그 도전의 꿈을 드러냈다. 키움은 허락하겠다고 했다. 쇼케이스 시즌이었다.

큰 동기부여가 될 법하지만 긴장감이 더 컸을까. 시즌 초반에는 수비에서 불안한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 유격수와 3루 수비 모두 그렇다. 오히려 가지고 있는 기량도 보여주지 못하는 느낌이다. 수비가 안 되면 MLB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타격 생산력은 여전히 유격수 중 최고(wRC+ 136.7)를 자랑하나 어쨌든 타율(0.307→0.277) 또한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공격에 의심을 가질 필요는 없는 선수다. 결국 MLB 쇼케이스 초점은 수비인데 최근 계약을 맺은 에디슨 러셀이 가세하면 포지션도 유동적이다. 러셀이 유격수로 가면 김하성은 3루를 맡을 것이 유력하다. 유격수와 3루수 모두에서 좋은 수비력을 보여준다면 이 또한 플러스 점수를 얻는다. 다만 포지션이 바뀌면서 혼란을 겪으면 꿈에 도움이 될 게 없다.

기본적으로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는 선수고, 수비 범위도 좁지 않다. 가질 건 다 가졌다. 정상으로 돌아오는 일만 남았다. 김하성이 계속 흔들리면 키움 내야도 덩달아 흔들린다. 뭔가의 문제에서 회복하는 능력도 MLB는 다 지켜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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