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롯데 민병헌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허문회 롯데 감독의 선수기용 방식은 시즌 초반 많은 논란을 낳았다. 기본적으로 큰 틀을 깨지는 않는 스타일이다. 성적이 좋을 때는 뚝심이 낳은 성과가 된다. 반대로 성적이 나쁠 때는 융통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사실 대부분의 감독들이 마찬가지다.

그런 롯데에서 허 감독의 신뢰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선수들이 몇몇 있다. 대표적으로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29), 그리고 야수진에서는 민병헌(33)이다. 외국인 투수의 무게감은 어느 팀이나 가볍지 않다. 민병헌은 팀의 주전 중견수이자 더그아웃 리더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즌 초반 출발이 썩 좋지 않아 곧잘 비판의 대상이 되곤 한다.

샘슨은 부친상 여파가 있었다. 한국에 돌아와 2주간 자가격리를 한 탓에 출발이 늦었다. 시즌 첫 경기가 5월 28일 삼성전이었다. 그런 것을 생각해도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다. 7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6.06에 머물고 있다. 피안타율은 0.333,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68이다. 당초 샘슨을 외국인 에이스로 봤던 롯데다. 성에 차지 않는 성적이다.

이미 KBO리그에서 검증이 된 선수인 국가대표 타자 민병헌도 설명이 쉽지 않은 부진이다. 규정타석 여부를 별개로 치면 7년 연속 3할을 친 민병헌은 시즌 첫 43경기에서 타율 0.233에 머물렀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603으로 타율과 OPS 모두 리그 평균보다도 떨어진다. 0.120의 득점권 타율은 민병헌의 부진을 더 도드라지게 하는 부정적 효과를 준다.

그러나 허 감독의 믿음은 굳건하다.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격려한다. 샘슨은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민병헌도 선발에서 빠진 경우는 있지만 2군에 가지는 않았다. 어차피 해줘야 할 선수들이고, 점차 자신들의 기량을 찾아갈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서도 허 감독은 초반 위기가 많았던 샘슨을 5회까지 밀어붙였다. 샘슨은 3회까지 모두 주자를 내보냈고, 5회에는 최정 로맥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얻어맞기도 했다. 사실 3회나 5회 조기에 승부를 걸 만한 타이밍도 있었지만 허 감독은 교체 카드를 쓰지 않았다. 불펜 사정도 있었으나 마운드 방문부터 조기 교체의 기운은 느낄 수 없었다.

한창 추격하고 있었던 7회 꺼내든 카드는 민병헌이었다. 이날 선발에서 빠진 민병헌은 4-7로 뒤진 7회 1사 만루 찬스에서 대타로 나섰다. 이날 허 감독이 선발 타순에 딱 한 번 변화를 줬는데 바로 그게 이 민병헌 타석이었다. 그 상황에서, 벤치에 있는 선수 중에서는 가장 믿을 만한 선수였다는 의미다.

다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샘슨은 5회까지 86개의 공을 던지며 9피안타(2피홈런) 1볼넷 5실점(3자책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민병헌은 7회 기회에서 희생플라이조차 기록하지 못한 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다음 기회는 살려야 선수도, 팀도 한결 여유를 찾은 채 시즌 중반 레이스에 임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