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레드 더들리(왼쪽)가 득점에 성공하면 LA 레이커스 선수들은 다른 동료들이 득점했을 때보다 더 큰 세리모니로 그를 축하해준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평균 1.5득점 1.1리바운드 0.5어시스트. 별 볼일 없는 기록에도 동료들과 감독은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주인공은 자레드 더들리(35, 201cm). 2007년 NBA에 데뷔한 더들리는 샬럿 호네츠, 피닉스 선즈, LA 클리퍼스, 밀워키 벅스, 워싱턴 위저즈, 브루클린 네츠를 거쳐 이번 시즌 LA 레이커스와 1년 260만 달러(약 31억 원)에 계약했다.

경기력만 놓고 보면 존재감이 없다. 이번 시즌 평균 출전 시간은 7.8분. 그나마도 대부분 승패가 확정된 가비지 타임에 나왔다. 더들리가 데뷔 이래 경기당 10분 미만으로 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평균 기록 역시 커리어 로우다.

하지만 코트 밖 존재감은 레이커스의 간판스타 르브론 제임스(36, 206cm)와 비교될 정도다. 팀 동료 알렉스 카루소는 "우리 팀에서 리더는 르브론과 더들리다. 이 2명의 리더십이 제일 뛰어나다. 그들은 외향적이고 거리낌이 없다. 산전수전 다 겪은 리그 베테랑들이라 팀 분위기를 올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프랭크 보겔 레이커스 감독은 "우리가 성공적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는 배경엔 르브론과 앤서니 데이비스라는 슈퍼 에이스들의 활약뿐 아니라 각자 자리에서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여러 선수들 덕분이다"라며 "특히 더들리는 우리 팀이 하나로 단합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팀 내 존재감이 엄청나다"고 더들리의 리더십을 언급했다.

사실 더들리의 리더십은 보스턴 칼리지 재학시절부터 유명했다. NBA 데뷔 후에도 여러 팀을 거쳤지만, 모두 더들리에 대해선 좋은 얘기만 꺼낸다.

특히 라커룸 내 '분위기 메이커'로 유명하다. 더들리가 적지 않은 나이와 떨어지는 경기력에도 계속해서 다른 팀들의 부름을 받는 이유다.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4일(한국 시간) "13년 차 베테랑 더들리는 레이커스 모든 선수들의 존경을 받는다. 그는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된 지난 4개월 동안 동료들과 꾸준히 소통해왔다. 레이커스 단체 문자 방에서 르브론과 함께 가장 많이 얘기하는 선수이기도 하다"고 알렸다.

더들리는 리더십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게 내 일이다. 난 NBA에 오래 있었다. 그동안 데빈 부커, 존 월, 야니스 아데토쿤보 같은 선수들을 지켜봤다. 샤킬 오닐과 같이 뛰기도 했지만, 여러 이유로 코트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과도 함께 했다. 모든 걸 다 겪었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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