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계약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알 호포드(가운데).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계약 때부터 걱정했던 우려가 너무 빨리 찾아왔다.

알 호포드(34, 208cm)는 지난해 여름 보스턴 셀틱스를 떠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로 팀을 옮겼다. 필라델피아는 FA(자유계약선수)가 된 호포드에게 4년 총 1억900만 달러(약 1307억 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안겼다.

보장 금액만 9700만 달러였다(1200만 달러는 우승 보너스). 오버 페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호포드는 분명 실력 있는 빅맨이다. 다재다능함이 가장 큰 장점으로 골밑 득점이나 리바운드 외에도 컨트롤 타워로서 팀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

그럼에도 필라델피아의 계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호포드는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빅맨이었다. 또 기량에 비해 계약 기간과 줘야 될 돈이 너무 많았다.

당장의 우승을 원한 필라델피아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필라델피아로선 조엘 엠비드의 골밑 파트너가 필요했다. 호포드를 데려오면 팀 전력 플러스인 동시에 같은 콘퍼런스 라이벌인 보스턴 셀틱스의 골밑 약화도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계약 첫 시즌부터 필라델피아의 기대는 빗나갔다. 호포드는 올 시즌 평균 12득점 6.9리바운드 4.1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득점은 데뷔 1, 2년 차를 제외하면 커리어 로우다.

무엇보다 필라델피아 공격 1, 2옵션인 엠비드, 벤 시몬스와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 결국 지난 2월엔 주전이 아닌 벤치 멤버로 경기를 뛰었다.

호포드는 4일(한국 시간) 'NBC스포츠 필라델피아'와 인터뷰에서 "벤치에서 나와도 상관없다. 난 우리 팀이 최상의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팀이 잘되도록 돕겠다"라며 "나를 어떻게, 언제, 얼마나 뛰게 할지 결정하는 건 감독이다. 난 그저 준비만 잘하면 된다"고 벤치 출전에 불만이 없다고 전했다.

사실 호포드의 경기력이 떨어진 데는 사정이 있다. 지난 시즌부터 좋지 않은 왼쪽 무릎이 올 시즌에도 말썽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호포드는 왼쪽 무릎과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렸다.

호포드도 이를 인정했다. "변명하고 싶진 않지만, 몸 상태가 좋지 못했다"라며 "지금은 이전보다 훨씬 좋다. 코로나19로 인한 공백기가 내게는 유익한 시간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는 이번 시즌 동부 콘퍼런스 6위에 있다. 가진 전력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다. 순위 상승과 줄 돈을 생각한다면 필라델피아는 앞으로 계약 기간이 3년 더 남은 호포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NBC스포츠 필라델피아'는 "필라델피아는 이번 시즌이 끝나고 호포드를 트레이드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지만, 호포드의 계약 규모를 고려하면 트레이드도 쉽지 않아 보인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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