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최숙현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네이버 지식인 작성물 ⓒ 네이버 웹사이트 갈무리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폭언 폭행 등 가혹 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 청소년 국가 대표 출신 고 최숙현(23)이 지난해 3월에도 소속 팀 지도자, 선배 고소를 고민했던 흔적이 발견됐다.

최숙현이 스포츠인권센터 신고와 법적 고소를 결심하기까지 약 1년을 고민해왔다는 사실을 일러 주는 정황이다.

5일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7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인(iN)' 란에 자신을 운동선수라고 밝힌 뒤 "팀에서 폭언과 폭행을 당하고 있다"며 도움을 청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고교 때부터 실업 팀에서 운동하면서 폭언 폭행에 시달렸다. 어릴 적엔 이 상황을 당연히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 세상을 더 크게 보면서 이게 정상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내가 뛰는 체급, 종목이 아님에도 체중 조절로 항상 압박을 받는다. (지도자가) 단 100그램 탓에 빵을 대량으로 사오게 한 뒤 먹고 토하고를 그 자리에서 계속 반복시켰다"고 덧붙였다.

최숙현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간곡히 호소했다. '살려달라'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며 절규했다.

"정말 살려달라고 빌어야 (가혹 행위를) 멈췄다. (나를 괴롭힌) 이 사람들이 평범하게 사는 모습, 더 이상은 못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글쓴이가 쓴 내용은 올 초 최숙현이 작성한 신고서, 진술서, 변호인 의견서 등에서 내용과 일치한다.

운동화로 뺨을 내리친 뒤 "손으로 때린 게 아니라 신발로 때린 것"이기에 "폭행한 게 아니"라는 워딩도 동일하고, 이른바 '식고문'으로 불리는 가혹 행위 등도 모두 최숙현 진술서에 나온 내용이다.

실제 최숙현이 고소를 진행한 시점은 올해 초 원 소속 팀 경주시청에서 부산시청으로 이적한 뒤였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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