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역대 14번째 300홈런을 달성한 박병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LG는 2005년 1차 지명권을 성남고를 졸업한 차세대 거포 자원이었던 박병호(34·키움)에게 투자한다. 2005년 곧바로 1군 데뷔도 이뤘다. 1군에서 2005년 79경기, 2006년 48경기에 나갔다. 곧바로 군에 보냈을 정도로 관리도 철저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팬과 구단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간혹 번뜩이는 힘은 인상적이었지만, 타율은 2할을 넘기가 쉽지 않았다. LG에서 마지막 시즌이 된 2010년 1군 78경기에서 타율은 0.188, 출루율은 0.305에 불과했다. 서서히 만년 유망주 딱지가 붙기 시작했고, 기대가 컸던 만큼 비아냥도 많이 받았다. 그렇게 LG는 2011년 박병호를 포기한다.

트레이드 후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2011년 넥센(현 키움)에서 13개의 홈런을 치며 가능성을 내비친 박병호는 2012년 첫 30홈런을 달성했다. 그 뒤로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가 되어 메이저리그(MLB)까지 진출했다. 50홈런 시즌만 2번, 홈런왕만 5번을 했다.

그런 박병호는 5일 대기록을 달성했다.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1-7로 뒤진 5회 kt 선발 김민수로부터 중월 투런포를 쳐냈다. 이는 박병호의 개인 통산 300번째 홈런이었다. 비록 팀이 패해 빛이 바랬지만 박병호의 300번째 홈런은 이전 13명의 선수들과는 뭔가 다른 결이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기본적으로 박병호는 1군 데뷔부터 첫 두 자릿수 홈런까지 시간이 길었다. 2005년 데뷔한 박병호는 6년 뒤인 2011년에야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다. 앞선 13명의 선수들 중 6년이 걸린 선수는 없었다. 이승엽 양준혁 박재홍 등 첫 시즌부터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도 많고, 오래 걸려봐야 4년 차에는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최형우가 특이 케이스지만 입단 당시 포지션은 포수로 다른 면이 있다.

또한 트레이드를 거친 300홈런 타자라는 점도 특이하다. 앞서 달성한 선수들 중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으로 팀을 옮긴 선수들은 꽤 있었다. 그러나 트레이드를 거친 경우는 거의 없다. 양준혁이 가장 많은 이적을 거친 선수였다. 박병호 트레이드가 앞으로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이유다.

올 시즌 개인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14개의 홈런을 때리고는 있지만 시즌 초반부터 타율 저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까지도 타율은 0.229에 불과하다. 타율에 영향을 받는 장타율 또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0.500 아래다. 하지만 최근 점차 삼진이 줄고 콘택트가 좋아지고 있는 만큼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몰아치는 박병호처럼 무서운 타자는 없다. 트레이드생 첫 400홈런이 가능할지도 관심인데 기량과 나이를 생각하면 불가능해보이지 않는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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