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겸 작가 송채윤. 출처ㅣ송채윤 인스타그램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11년차 배우가 그동안의 연기 인생을 뒤로하고 웹툰 작가로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배우 송채윤의 이야기다.

2006년 영화 '아랑'으로 데뷔한 송채윤은 송민정이라는 이름으로 10년간 활동하며 영화 '여고괴담5', 드라마 '신들의 만찬', 'TV소설 사랑아 사랑아', '주군의 태양', '태양의 도시'등에 출연했다. 2016년 어머니의 권유로 개명한 이후에는 영화 '목숨 건 연애', 드라마 '마녀의 법정'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송채윤은 최근 11년 동안의 배우 생활을 마무리하고 웹툰 스토리 작가로 전향했다. 현재는 영화 '패션왕' 제작, 넷플릭스 '킹덤'의 원작 '신의 나라'를 발표한 콘텐츠 전문 제작사 와이랩 소속 작가로 활동 중이다. 지난 1일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한 '선의의 경쟁'이 그의 작품이다. '선의의 경쟁'은 현재 주간랭킹 201계단을 뛰어오르며 화제작으로 꼽히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웹툰작가 송채윤이 연재중인 '선의의 경쟁. 출처ㅣ네이버 검색화면 캡처

송채윤은 6일 스포티비뉴스에 "배우 활동을 오랫동안 쉬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11년 간의 연기 활동을 뒤로하고 쉽지 않은 전직 결정을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뜻밖에도 더 깊이있는 연기를 위해 연기수업을 받던 중 글을 쓰다가 재능을 발견했다고.

"사실 배우 생활 11년 차에 들어섰을 때, 연기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져있었다. 그래서 초심을 찾기 위해 신인 시절 저를 가르쳐주신 연기 선생님을 찾아가 연기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선생님께서 진단하시기에 그때의 저는 연기적으로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갈 때라고 말씀하시면서 숙제를 내주셨다. 그게 바로 글을 써오라는 것이었다. 직접 글을 써보면 지금보다 더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한 5장 정도의 단편 시나리오라도 괜찮으니 가볍게 써보라고 하셨는데 막상 쓰다 보니 30장, 60장이 됐다. 시간 가는지도 모르고 그걸 쓰고 있는 제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고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다."

▲ 배우 겸 작가 송채윤. 출처ㅣ송채윤 인스타그램

여기까진 글쓰기에 단순히 흥미를 느끼는 단계였지만, 지인이었던 콘텐츠 제작사 와이랩의 창립자인 윤인완 작가가 송채윤의 글을 직접 보고 직접 영입을 제안했다고 한다. 고민 끝에 송채윤도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었지만 작가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연기는 당분간 쉬어야 하니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 사이에 드라마도 찍었는데 자꾸만 윤 작가님의 말씀이 맘속에 맴돌았다. 인생에 한 번뿐인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작가님을 찾아가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그렇게 이 길로 들어서게 됐다."

2018년 와이랩에 입사 후 6개월 가량 웹소설을 쓰기 시작했던 송채윤은 제작사의 제안으로 웹툰으로 전향했다. 약 2년 정도 준비한 끝에 데뷔의 결실을 맺게 됐다.

▲ 배우 겸 작가 송채윤. 출처ㅣ송채윤 인스타그램

"웹소설에서 웹툰 제안을 받고 제 글이 그림으로 탄생한다고 상상하니 너무 기뻤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아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 물론 소설은 글만 쓰면 되는데 웹툰은 콘티까지 직접 짜야 해서 그 작업이 굉장히 어려웠다. 다행히 저희 사수 작가님이신 '신석기녀' 재아 작가님이 처음부터 하나하나 가르쳐주셔서 할 수 있게 됐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같은 송채윤의 파격적인 전직 소식에 주변 가족, 동료 배우, 담당 매니저까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특히 송채윤에게 글쓰기를 제안했던 연기 선생님까지 타박 아닌 타박을 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지금은 다들 송채윤에게 든든한 응원을 보내는 지원군이 됐다.

"저희 엄마는 제가 티비에 나오는 걸 좋아하셨어서 처음 소식을 접하셨을 때 많이 아쉬워하셨다. 매니저 오빠는 충격의 도가니였다. 배우를 안 하겠다고 생각한 적도, 말한 적도 없었으니 아마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을 거다. 당시에 좋은 작품들 측에서 계속 연락도 오는 상태였다.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매니저 오빠한테 너무 미안하다. 근데 연재가 시작되고 나니 매니저 오빠한테 응원의 메시지가 왔다. '기꺼이 해냈다는 거에 뿌듯하고 감사하다'고 해줬다. 엄마도 지금은 좋아하신다. 친구들이나 동료 배우들은 처음부터 멋지다고 응원해줬다. 아, 그리고 연기 선생님은 저한테 '연기 잘하라고 글 쓰라 했지 작가 되라고 글 쓰랬냐?' 라고 하셨다.(웃음)"

▲ 배우 겸 작가 송채윤. 출처ㅣ송채윤 인스타그램

송채윤이 현재 연재 중인 '선의의 경쟁'은 명문 여고에서 일어나는 소녀들의 피 튀기는 경쟁을 담은 작품이다. 11년 간 배우로 활동한 이력을 살려 연예계 이야기를 담는 것이 익숙할 법도 하지만 전혀 다른 소재를 선택한 점도 궁금증을 자극했다.

그는 "사실 웹소설로 시작했던 작품은 여배우가 주인공인 연예계 이야기다. 그 작품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진행하게 된 게 ‘선의의 경쟁’이었다"고 운을 뗐다.

"제 친한 친구가 실제로 고등학생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원 선생님이다. 친구를 만날 때 요즘 아이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종종 들었는데 상상초월이었다. 실제로 명문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밤 12시가 넘도록 공부하고 새벽 4,5시에 일어나서 자습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하더라. 공부할 때 졸립지 않으려고 음식도 함부로 안 먹는다.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내가 살면서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 적이 있나' 싶어 저한테는 큰 자극이 됐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아이들이 불쌍하기도 했다. 한창 친구들과 우정을 쌓을 나이인데 공부에만 매진하면서 친구들과 경쟁해야 하니 '그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어디에 풀까? 풀 시간은 있을까?' 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언젠가 이런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마침 윤인완 작가님께서 ‘선의의 경쟁’ 기획을 얘기 하시면서 저한테 써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다. 작가님과 이야기하며 캐릭터나 스토리에 대한 아이디어가 그 자리에서 바로 떠오르면서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 배우 겸 작가 송채윤. 출처ㅣ송채윤 인스타그램

송채윤은 당분간 연재 중인 작품에 집중하고 배우 활동을 뒤로한다. 언젠간 직접 쓴 작품이 드라마화 된다면 카메오로 만나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귀띔이다.

"당분간은 지금 연재 중인 작품에 집중하려고 한다. 연기를 아예 그만두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연재를 할 때에는 다른 직업을 병행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더라. 그리고 작가가 되어보니까 연기 욕심보다는 제가 쓴 웹툰을 제가 직접 드라마로 쓰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 제 작품에 카메오 정도로 출연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작가 역할이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이제 작가 역할은 어느 배우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끝으로 송채윤은 새로운 직업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도와준 와이랩 선배 작가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팬들에게는 웹툰 '선의의 경쟁'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게끔 이끌어주시고 도와주신 와이랩 작가님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지금 연재 중인 네이버웹툰 ‘선의의 경쟁’, 지금도 재미있지만 앞으로는 더욱 더 흥미진진해질 테니까 기대 많이 해주시기 바란다. 앞으로 더욱 좋은 작가가 되도록 노력할테니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감사합니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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