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허경민(왼쪽)과 정수빈 ⓒ 한희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예비 FA이자 1990년생 '절친' 3루수 허경민(30)과 중견수 정수빈(30)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허경민은 지난달 23일 손가락 부상에서 돌아온 뒤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2경기에서 타율 0.417(48타수 20안타), OPS 1.045,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성적은 36경기, 타율 0.348(138타수 48안타), OPS 0.880, 4홈런, 22타점이다.

더 돋보인 것은 허경민의 내야 유틸리티 능력이다. 허경민은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어깨 통증으로 자리를 비운 동안 유격수로 나섰다. 수비와 공격 강화를 모두 노린 김태형 두산 감독의 결정이었다. 김 감독은 "충분히 능력이 있다. 본인 값어치를 올리는 일"이라고 독려했고, 허경민은 지난 1일 고척 키움전부터 4일 잠실 한화전까지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기대에 부응했다. 

허경민을 노리는 팀은 이미 여럿 있었다. 내야 보강이 필요한 팀이 주로 관심을 보였는데, 유격수로도 안정감을 보여준 뒤로는 김 감독의 말처럼 본인의 값어치를 더 올렸다.   

시즌 시작부터 잘 풀린 것은 아니었다. 허경민은 지난 1월 호주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직전 자율 훈련을 하다 코뼈가 골절돼 대만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었고, 지난달 초에는 손가락 미세 골절로 한번 더 고생했다. 

허경민은 "그동안 큰 부상 없이 해왔다고 개인적으로 자부했는데, 올 시즌은 골절을 2번이나 당했다. 2번째로 다쳤을 때는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왜 하필 이런 순간에 다칠까'라는 생각에 힘들기도 했다"며 남은 시즌은 건강하게 완주하겠다고 다짐했고, 다짐을 충분히 지켜나가고 있다. 

▲ '절친'은 다가올 겨울에도 같이 웃을 수 있을까. ⓒ 곽혜미 기자
정수빈은 타격이 풀리지 않아 고민이 깊다. 시즌 성적은 50경기, 타율 0.254(169타수 43안타), OPS 0.653, 1홈런, 19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083(24타수 2안타)에 그칠 정도로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감이 좋지 않다보니 작전 상황에서도 종종 실수가 나왔다.

결국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날이 늘었다. 김 감독은 정수빈과 국해성을 번갈아 기용하며 타선 보강에 나섰다. 국해성이 먼저 나가면 박건우가 국해성에게 우익수 자리를 내주고 중견수를 대신했다. 국해성은 지난달 중순 1군에 막 합류했을 때는 장타를 펑펑 터트렸는데, 최근 10경기는 타율 0.160(25타수 4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정)수빈이가 요즘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있고, 국해성은 장타력이 있다. 짧은 구장일 때, 또 상대 투수에 따라서 국해성이 자주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정수빈이 계속해서 국해성 또는 또 다른 백업 외야수와 자리를 양분하게 되면 자연히 FA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정수빈으로서는 이른 시일 안에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해졌다. 아울러 평소처럼 8번 또는 9번 타순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상위 타선까지 흐름을 이어준다면 두산도 함께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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