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불펜의 든든한 파이어볼러들인 조상우(왼쪽)와 안우진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불펜에 공이 빠른 선수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

10개 구단 감독들은 불펜에는 공이 빠른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그런 자원들이 한정되어 있기에 모든 팀들이 파이어볼러를 넉넉하게 보유할 수는 없다. 그래서 요즘 가치가 치솟는 자원들이기도 하다. 물론 제구와 결정구 등도 뒷받침이 되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150㎞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뒤에 대기한다면 상대에 주는 위압감이 강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손혁 키움 감독은 어쩌면 복이 많은 지도자일 수도 있다.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는 두 투수를 뒷문에 대기시켜 놓고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 조상우(26), 그리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안우진(21)이 주인공이다. 

5일까지 조상우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9.3㎞로 리그 마무리 투수 중 가장 빠르다. 이미 능력이 검증된 마무리인데다 1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도 있어 활용폭이 넓다. 불펜투수들을 되도록 1이닝씩 끊어주는 스타일인 손혁 감독도 상황 여유가 있을 경우 조상우에게 포아웃 세이브를 맡기는 일이 있다. 그만큼 믿음이 강하다는 의미다.

올 시즌 성적도 뛰어나다. 2년차 마무리들이 죄다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상우는 건재하다. 5일까지 17경기에서 19⅓이닝을 던지며 2승1패12세이브 평균자책점 0.93의 가공할 만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93에 불과하고, 9이닝당 탈삼진 개수도 9.31개로 뛰어나다. 올 시즌 최고 마무리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조상우가 버티는 9회, 혹은 8회 1·2사까지 가는 길목이 중요한 키움이다. 최근에 여기에도 파이어볼러가 가세했다. 바로 안우진이다. 고교 시절부터 구속에 있어서는 최고 레벨의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던 안우진은 올해 불펜으로 기용된다. 복귀 후 5경기에서 5이닝을 던지며 아직 실점이 없다. 조금 더 표본이 쌓여봐야겠지만 피안타율은 0.118, WHIP는 0.80로 빼어나다.

안우진은 3일과 4일 수원 kt전에 연달아 출전해 각각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4일 경기에서는 다소 흔들렸으나 그래도 실점하지 않았고, 첫 연투 테스트까지 마치며 앞으로 정상적인 전력 가세를 예고하기도 했다. 

안우진 또한 150㎞를 쉽게 던지는 선수다. 불펜에 와 전력투구를 할 수 있으니 구속 자체는 데뷔 후 최고 수치를 기대할 만하다. 실제 안우진은 5경기에서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이 무려 151.6㎞를 찍었다. 그냥 던져도 150㎞ 이상이 나온다는 의미다. 안우진과 조상우가 연이어 나오면 상대 타선은 최대 3이닝까지 150㎞ 이상의 강속구, 그것도 다른 폼에서 나오는 강속구를 상대해야 한다.

두 선수 모두 강속구 우완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신체조건과 투구폼, 그리고 구사하는 구종과 구종의 각도 등이 모두 꽤 다르다. 조상우는 기본적으로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매우 높은 선수다. 공의 회전력과 떠오르는 움직임이 좋다. 여기에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장점으로 한다. 반면 안우진은 조상우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공을 던지며, 슬라이더는 물론 커브와 체인지업도 구사할 수 있다. 

두 선수의 뒷문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정규시즌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에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키움의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면, 불펜의 중요성이 더 강해지는 포스트시즌에서는 두 선수의 위력적인 릴레이 쇼를 기대할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1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기에 선발투수들과 다른 불펜투수들이 6회까지만 끌어준다면 키움은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조상우의 순항 여부, 안우진의 불펜 정착 여부를 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이유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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