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삼영 감독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성윤 기자] "이 페이스는 영원하지 않다."

최근 KBO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삼성 라이온즈가 언급된다. 2010년대 초반 왕조 시절을 뒤로하고, 어색했던 하위권 옷을 4년 동안 입었다. 

2020년 허삼영 신임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한 삼성의 페이스는 매섭다. 삼성 올 시즌 30승 25패 승률 0.545로 단독 4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은 6월에 15승 10패를 승률 6할을 기록했으며, 7월에는 5승 1패로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잠잠했던 사자가 달리기 시작하자 미디어의 주목도도 덩달아 높아졌다. 다양한 기사 또는 방송에서 허 감독 리더십을 다루기도 하고, 삼성의 상승세를 진단하며, 신인 선수 김지찬, 돌아온 오승환 기사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야구 팬들은 허삼영 감독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합쳐 '허파고'라 부르고 있다. 전력분석팀장 출신으로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그의 기용에 팬들이 붙인 별명이다.

오랜만에 승리의 기쁨을 꾸준히 맛본 선수단이 취할 수도 있는 분위기. '허파고' 허 감독은 이를 경계하고 있다.

허 감독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 전 인터뷰에서 "가장 경계하는 게 선수단 분위기가 들뜨는 것이다. 이 페이스는 영원하지 않다. 언젠가는 떨어지는 게 팀 승률이고 팀 분위기다.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단 자체가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 득점 세리머니를 하는 삼성 라잉노즈 더그아웃. ⓒ 한희재 기자

허 감독은 "매 경기, 점수를 짜내는 야구를 하고 있다. 좋은 방향은 아니다. 장기 레이스로 봤을 때 안정적인 시스템과 라인업을 만들어야 큰 무리수가 없이 팀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선수들 허스플레이로 이기고 있다. 심히 걱정이 된다. 사람 몸이라는 게 한정된 에너지가 있다. 에너지를 쏟다보면 자신도, 더그아웃도 모르는 사이에 에너지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소한 차이로 경기를 했을 때, 이긴다면 좋은 에너지가 나온다. 그러나 졌으면 피로도가 몰려 온다. 신체적인 것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진다. 선수들도 인지하지 못하고, 더그아웃에서 볼 때 모를 때가 있다. 나쁘기 전에 관리하는 게 방법인데 이를 알기가 참 어렵다"며 고민을 이야기했다.

허 감독의 걱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페이스에서 복귀 선수가 왔을 때 시너지가 잘 나올지를 염려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 선수 벤 라이블리와 타일러 살라디노가 부상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최지광은 퓨처스리그에서 휴식한 뒤 다시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또한, 구원투수 심창민 제대도 다가오고 있다.

허 감독은 "그 선수들이 오면 자리가 잡히는 것 맞다. 그렇다고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와서 팀내에서 좋은 시너지가 난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기존 선수들이 열심히 잘하고 조직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게 새 선수가 왔을 때 깨질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여러 걱정들을 나열하며 설명한 허 감독은 마지막으로 "항상 걱정은 산재돼 있다"는 말을 남기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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