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복귀를 포기한 강정호는 아직 현역 은퇴를 선언하지 않은 채 새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평가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2020년 미국 내 야구 지형을 완전히 바꿨다. 메이저리그(MLB)는 60경기 단축 시즌 체제로 7월 24일(한국시간) 지각 개막한다. 마이너리그 일정은 전면 취소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른바 내쉬빌 리그가 관심을 모은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하지 못한 선수들을 미국 테네시주 내쉬빌에 모은다는 구상이다. 현재 MLB 구단들은 팀별로 60인 로스터를 꾸렸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으로 이 선수들이 빠지게 되면 새롭게 선수를 충원해야 한다. 마이너리그 일정이 취소된 상황에서 내쉬빌 리그를 선수 수급처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상당 부분 진척됐다. MLB 일정과 거의 비슷하다. 7월 24일부터 9월 28일까지 진행한다. 두 팀이 참가, 팀별로 22명의 선수를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8일(한국시간) “거의 대부분 선수들이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뛴 (지금은 소속팀이 없는) 30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아직 소속팀이 없는 몇몇 선수들이 입단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트리플A 평균 주급(502달러)에 못 미치는 주급 400달러(약 48만 원)를 받는다. 박봉이지만 뛸 수 있는 무대를 확보한다는 게 중요하다. 다만 리그가 단조롭다는 것은 문제다. 두 팀이 10주 동안 계속 싸우게 되니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아직 관중 입장 계획을 세우지는 못했으나 흥행이 되어야 운영 비용도 마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디 애슬레틱’은 “두 팀이 10주 연속 맞붙는 단조로움을 깨기 위해 은퇴한 선수 중 인근에 사는 R.A 디키나 벤 조브리스트를 게스트로 출연시키는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또한 이 네트워크를 더 어필하기 위해 맷 하비, 강정호, 심지어 야시엘 푸이그와 같은 실직 선수와 계약하기를 선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근래까지 MLB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좋다. 선수들도 MLB 구단들이 주목하는 리그인 만큼 재기의 발판으로 적합하다. 유명 선수들이 많이 모이고, 두 팀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팬들과 MLB의 주목도는 커진다. 수준급 선수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할 이유다. 내쉬빌 리그는 현재 TV 중계까지 계획하고 있다.

예시이기는 하지만 강정호의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그는 최근 KBO리그 복귀를 포기했다. 다만 향후 거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일단 완전히 은퇴하겠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KBO리그가 아니더라도 기회가 있다면 선수 생활을 이어 가고 싶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혔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내쉬빌 리그는 강정호로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마이너리그 일정마저 취소된 판에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기도 하다. 당장 올해가 아니더라도 내년을 위한 포석이 되기 좋다. 한국에서 홀로 운동하는 것보다는 실전 감각을 쌓는 것이 더 나은 게 당연하다.

강정호는 지난해 성적과 별개로 타구 속도와 강한 타구 비율이 수준급이었다. 재기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었다. 실제 피츠버그에서 방출된 뒤 밀워키가 그를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영입하려 했던 하나의 이유였을 것이다. 다만 비자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 현재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갖췄는지가 변수지만, 강정호가 뛰겠다면 내쉬빌 리그 팀들은 마다할 이유가 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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