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타격 부진에 분위기 쇄신을 고민하고 있는 박경완 SK 감독대행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는 7월 3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를 한꺼번에 5명이나 바꿨다. 포수 이재원, 외야수 고종욱 정진기, 내야수 남태혁, 그리고 투수 조영우가 모두 2군으로 내려갔다.

이중 이재원과 고종욱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확실한 주전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성적이 저조하자 더 이상 방관할 수는 없었다. 그런 분위기 전환 덕이었을까. SK는 롯데와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고 한숨을 돌렸다.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7일 인천 NC전을 앞두고 당시 결정에 대해 “첫 번째는 분위기 변화였다”라고 인정했다.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1·2군 교체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특이 사항은 또 있었다. 사실 이재원이 내려갔다면 이홍구가 올라오는 게 일반적인 수순이었다. 그러나 SK는 루키 포수 현원회를 콜업했다. 박 감독대행은 “분위기 변화를 위해 유망주들의 움직임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 시즌 SK 야수진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다. 대다수 선수들이 자신들의 경력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으로 표류 중이다. 팀 성적(7일 현재 16승38패)이 여기까지 추락한 가장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물론 부상 공백도 크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이런 팀 타격 성적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20경기 이상 뛴 선수 중 OPS(출루율+장타율)가 0.900을 넘는 선수는 최정(.914) 딱 하나다. 

0.800 이상도 최정과 제이미 로맥(.882) 두 명이다. 두 선수 또한 초반 부진이 심각했다는 점에서 마냥 면죄부를 주기는 어렵다. 다른 선수들의 성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한참 양보해 리그 평균 OPS(.761)를 기준으로 삼아도 베테랑 김강민(.771)까지만 생존한다. 돌려 말하면, OPS를 기준으로 봤을 때 SK는 딱 세 명을 빼면 모두 리그 평균 이하의 선수들로 경기를 한다는 의미다. 이러니 팀 타격이 제대로 돌아갈리 없다.

출전 비중이 꽤 높았던 정의윤(OPS 0.637), 정진기(.613), 김창평(.586), 오준혁(.567), 고종욱(.541), 김성현(.520), 정현(.450), 이현석(.314), 이재원(.260), 윤석민(.243)의 OPS 마이너스 퍼레이드를 보아하면 기가 막힐 정도다. 결국 부상 회복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1군에 올라왔다 성적만 더 까먹은 고종욱 이재원, 그리고 초반 기세를 잇지 못한 정진기를 2군으로 내렸다. 윤석민은 이미 2군에 가 있다. 다른 선수들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박 감독대행은 “이번 엔트리 교체가 선수단에 어떠한 메시지를 준 것이냐”는 질문에는 명쾌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기회에 보완을 해서 완벽하게 됐을 때 올라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군에서 제대로 된 컨디션을 만들지 못하면 올리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하게 한 것이다. 이는 다른 1군 선수들에게도 ‘이제는 코칭스태프가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명백한 메시지로 다가갈 수 있다. 

물론 무작정적인 2군행은 팀 케미스트리에 큰 도움이 안 될 때가 꽤 많다. 선수들이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나친 1·2군 순환은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다. SK 야수들은 이제 1군에서 뛸 자격을 증명해야 한다. 그 자격을 증명하지 못하면 내년 구상에서는 밀려날 수밖에 없다. 베테랑 선수들은 물론, 젊은 선수들도 또래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SK는 점점 성적보다 내년을 보게 될 것이다. 올라와 테스트를 거쳐야 할 선수는 차고 넘친다. 돌려 말하면 지금 1군에 있는 선수들은 우선권을 잡았다고도 볼 수 있다. 유리한 위치다. 지금 기회를 꽉 움켜쥐는 게 중요하다. 자신이 팀에 필요한 선수임을 증명하는 방법이 이름값이나 연봉이 아닌 실력과 성적이다. "내가 리그 평균보다 한참 못한 선수"라는 오명에 자존심이 상할 때도 됐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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