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애런 브룩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KIA 불펜 투수들이 워낙 좋은 선수들인데…”

이동욱 NC 감독은 7월 5일 창원 KIA전의 극적인 역전승을 복기하며 상대에 대한 예의도 잊지 않았다. NC는 이날 1-6으로 뒤진 9회 홈런 두 방(박석민·김태진)을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나성범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믿을 수 없는 7-6 승리를 거뒀다. KIA가 필승조인 전상현 문경찬을 모두 투입했다는 점에서 더 대단한 승리였다.

비록 최근 기세가 초반만 못했지만 전상현 문경찬은 리그가 공인하는 훌륭한 불펜 투수들이었다. 그런데도 NC는 이들이 나오자마자 포문을 열어 순식간에 경기를 끝내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 감독은 또 하나의 선수에 주목했다. 바로 이날 선발로 등판해 7⅔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친 애런 브룩스(30)였다. 

이 감독은 “브룩스 선수의 공이 워낙 좋았다. 브룩스가 워낙 좋아 불펜진이 그렇게 좋은데도 어떤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KIA 불펜 투수들이 안 좋다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브룩스의 빼어난 구위를 보다보니 같은 우완인 전상현 문경찬의 공이 조금은 공략하기 편할 수도 있었다는 해석이다. 적이지만 브룩스의 구위는 확실하게 인정한 것이다.

올 시즌 팀에 합류한 브룩스는 11경기에 나갔으나 3승3패에 그치고 있다. 평범해 보이지만 내용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11경기에서 68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36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빼어난 구위에다 공격적인 승부를 즐겨해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1.08에 불과하다. 5월 평균자책점이 3.23이었던 브룩스는 6월 5경기에서는 1.78을 기록하고 있다. 몸은 다 풀렸고 이제는 달려나가고 있다.

브룩스의 구위를 인정한 지도자는 이 감독뿐만이 아니다. 타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들은 시즌 전부터 브룩스를 주목해야 할 선수로 뽑았다. 시즌이 시작된 뒤에는 현장에서도 “그만한 이적료를 주고 데려올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부러운 시선을 보낸다. 

다만 승운이 없다. 브룩스의 득점 지원은 뒤에서 6번째로 낮다. 최근 3경기에서는 잘 던지고도 1패에 머물고 있다. 3경기 모두 6이닝 이상, 1실점 이하의 투구를 했음에도 득점 지원이 없었던 날도 있었고, 5일 경기처럼 불펜이 승리요건을 날린 경우도 있었다. 결국 선발투수는 승리가 있어야 신이 나는 법이다. 업계의 확실한 공인을 받은 브룩스가 승리까지 쌓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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