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연희, 유이, 안희연(하니), 이시영, 이동휘, 김보라, 이유영, 예수정.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탈색머리로 바이크 헬멧을 집어던지는 거친 이연희. 가상현실 게임으로 들어간 BJ 안희연(하니), 증강현실 속 연애의 위기를 맞은 유이와 최시원, AI 간병인 로봇과 환자 보호자 1인2역의 이유영….

믿음직한 스타들과 믿음직한 감독들이 뭉친 SF 프로젝트가 드디어 공개된다. 경계를 하무는 시네마틱 드라마 'SF8'(에스 에프 에잇)이다. 8일 오후 서울 CGV용산에서 열린 'SF8' 제작보고회는 그 면면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8명의 영화감독이 만든 8편의 SF 옴니버스 'SF8'은 경계를 넘나드는 도전이다.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한편, 웨이브 서비스 이후 MBC 드라마로도 전파를 탄다. 영화와 드라마란 콘텐츠의 경계를 허물고, 방송과 OTT, 영화제를 오가며 플랫폼을 넘나든다.

의미있는 도전의 성공 여부는 그러나 결국 얼마나 재미있고 멋진 콘텐츠가 탄생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한국형 SF의 성공 역시 마찬가지다. 검증받은 감독과 젊고 신선한 얼굴, 흥미로운 상상력이 만난 결과물은 어떨까. 막강한 자본이 바탕이 된 할리우드산 SF 블록버스터에 길들여진 한국의 시청자와 유저들은 과연 'SF8'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역시 관건이다.

이날 출사표를 던진 'SF8', 8편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 'SF8'-'간호중'. 제공|웨이브, MBC
1◆간호중(The Prayer)

가까운 미래, 간병로봇이 요양병원에 10년째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는 환자를 돌본다. 의식 없는 어머니와 지칠대로 지친 보호자 딸 함께 돌보던 간병로봇은 이대로라면 둘중 하나는 죽고 말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유영이 보호자 정인과간병로못으로 1인 2역을, 예수정이 확고한 신념의 수녀를 연기했다.

"새로운 장르로 예수정, 이유영을 다시 만났다. 예수정 선배는 굉장히 원칙적이고 중심이 잡혀 있는, 남다른 세계관의 영역이 있다는 걸 느꼈다. 이번에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지닌 인물로 초대해서 인상을 강하게 표현해보고자 했다. 이유영 배우는 눈동자가 독특하다. 원래도 신비로운 느낌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 사람과 AI 두가지 역할을 해낸다. 신비로운 것과 우리의 일상 표현해주면 좋겠다 했는데 어려운 것을 해내줬다." -민규동 감독(내 아내의 모든 것, 허스토리)

"정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게 로봇 연기하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배우 이유영

▲ 'SF8'-'만신'. 제공|웨이브, MBC
2◆만신(Manxin)

인공지능 운세 서비스 '만신'이 대박을 친다. 맹신하는 것으로 모자라 신격화까지 이뤄지는 사이, 만신 때문에 동생을 잃은 선호가 그 개발자를 찾아나선다. 그리고 만신의 맹신자 가람이 동행하는데. 그들은 뜻밖의 실체를 목격한다. 주근깨, 탈색머리, 짙은 화장으로 강렬하게 변신한 이연희가 선호 역을 맡았다. 가람 역은 배우 이동휘.

"과학이 생활 전반을 발전시킨다고 하지만 세상의 미스터리를 푸는 것도 지향점 중 하나다. 운세를 떠나 사후세계, 영혼 등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들에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밝혀내려 한다. 멀지 않은 소재라 생각했다."-노덕 감독(특종:량첸살인기, 연애의 온도)

"항상 잡지 뒤의 '이달의 운세'를 참고하고 지낸다. 좋은 일이 맞으면 기분이 좋고, 나쁜 일 있으면 조심하라 했구나 하지만 놀아나는 기분도 든다. 아시다시피 비슷한 게 돈다. 그걸 보고 하는 제 자신이 초라해지기도 한다. '운세'는 앞으로도 참고하며 살고 싶은 친구같은 사이다. 의상을 찾으러 광장시장을 찾았다가 '광장시장이 SF'라고 느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관통한다"-배우 이동휘

▲ 'SF8'-'블링크'. 제공|웨이브, MBC
3◆블링크(Blink)

자신의 감을 신뢰하는 형사 지우는 뇌에 인공지능 '서낭'을 이식받는다. 바로 인공지능 신입형사다.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형사 지우와 인공지능 서낭의 공조가 이뤄진다. 다부진 매력의 이시영이 형사 지우로 분해 SF와 함깨하는 여성 액션물을 선보인다. 영화 '범죄도시', 드라마 '블랙독'의 하준이 AI를 연기한다.

"이미 인공지능이 일상에 들어와있다고 생각했고, 어떻게 사람과 인공지능이 교류하며 살아갈까 했다. 고참과 신입 형사의 버디물인데 신입이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했다. 경험 많은 형사, 원칙에 따르는 인공지능이 함께하며 변화하는 과정을 담으려 했다" -정가람 감독(아워바디)

▲ 'SF8'-'우주인 조안'. 제공|웨이브, MBC
4◆우주인 조안(Joan's Galaxy)

미세먼지로 뒤덮인 세상. 태어날 때 고가의 항체주사를 받은 C는 100년을 살지만, 그렇지 못한 N은 고작 수명이 30년이라 그에 맞춰 전혀 다르게 산다. 자신이 C인줄 알았던 대학생 이오는 착오로 주사를 맞지 못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학교의 유일한 N 조안이 궁금해진다. 'SKY캐슬'의 김보라가 조안 역을, '시동'의 최성은이 이오 역을 맡았다.

"처음 원작 '우주인, 조안'을 받았을 때 재난상황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젊은 세대 고민을 현실적으로 담고 있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영화화하면서 그 부분이 시각적으로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계급을 구분했다. 미세먼지 막는 기술이 특정 계급에만 주어진다면 생명과 삶의 질을 바꿔놓을 수 있다. 현실적으로 밀접한 이야기라고 생각이 됐다. C는 클린(Clean)에서 따 왔고, N은 '논 클린'(Non-clean)이다."-이윤정 감독(나를 잊지 말아요)

▲ 'SF8'-'인간증명'. 제공|웨이브, MBC
5◆인간증명(Empty Body)

의문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 고혜라는 아들의 뇌 일부를 인공지능과 결합시켜 사이보그로 소생시키는 데 성공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인공지능이 아들의 영혼을 소멸시키고 아들 행세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품는다. 배우이자 감독으로도 인정받은 배우 문소리가 혜라 역을 맡았다. 영화 '거인'과 여러 드라마에 출연한 장유상이 의심받는 사이보그화 인간 영인을 연기한다.

"이게 SF인가 싶을 정도다. 안드로이드 같은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장유상 배우가 SF적인 연기를 하지 않고 그냥 인간적인 연기를 한다. 그래서 어머니를 연기한 문소리 배우의 시선으로 보면 내가 낳은 아들의 모습인 건지, 의문의 죽음 뒤에 내가 살려낸 안드로이드의 모습인 것인지 더 혼동스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최대한 배제했다." -김의석 감독(죄 많은 소녀)

▲ 'SF8'-'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 제공|웨이브, MBC
6◆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Baby it's over outside)

지구 종말까지 1주일이 남았다. 줄을 날이 가까워오자 별별 커밍아웃이 이어지고 초능력자들도 커밍아웃에 동참한다. 모태솔로 경찰 김남우가 사랑을 찾으려 애쓰는 가운데, 소녀 혜화는 초능력자들을 모아 종말을 막아보려 한다. 배우 이다윗이 남우 역을, 신은수가 혜화 역을 맡았다.

"1주일 뒤가 종말이라면? 포기하고 아무것도 안 하기엔 긴 시간이고 실감도 안 나고, 그렇다고 뭔가 새로 시작하고 바꿔보기엔 시간이 안 남은 애매한 시간이라고 생각해 설정했다. 원작 소재가 재미있었다. 종말, 초능력, 로맨스가 섞여 있다. 영상으로 풀 때는 조금은 영화, TV 드라마에서 보지 못한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었고, 원작 작가님의 상상력을 증폭시키고자 했다."-안국진 감독(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SF8'-'증강 콩깍지'. 제공|웨이브, MBC
7◆증강콩깍지(Love Virtually)

너도 나도 가상연애 앱을 통해 사랑하는 시대. 성형수술로 미남미녀가 된 두 남녀는 성형전 옛 얼굴을 앱에 띄우고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간다. 드디어 백일을 맞아 진짜 고백을 하려는데 그만 시스템이 다운된다. 아이디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그들의 연애가 위기에 빠진다. 주연은 최시원과 유이.

"새로운 이야기를 할 때 레퍼런스로 영상이나 참고자료를 본다. 저는 '슈렉'의 세계관이었다. 이런 세상을 미래로 가져가면 어떨까 했다. 'SF8'이 아니라 '로맨스8'이나 '스릴러8'이었다면 지금과 같은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SF을 '사이언스 픽션'이라고 하지만 저는 '슈퍼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상상력 무한히 펼칠 수 있다." -오기환 감독(선물, 작업의 정석)

"촬영이 끝났지만 잊히지 않는 대사가 있다. '느껴져? 이게 바로 나야'라는 거다. 외모와 상관 없이 어디든 나를 느꼈으면 하는 대사다. 마지막 장면에 민준이를 안으며 그 대사를 하는데 울컥하지 않는 장면인데도 울컥하더라."-배우 유이

▲ 'SF8'-'하얀 까마귀'. 제공|웨이브, MBC
8◆하얀 까마귀(White Crow)

구독자 80만 명을 지닌 스타급 게임 BJ 주노는 어느날 나타난 동창생 때문에 과거 조작 논란에 휩싸여 나락으로 추락한다. 주노는 신작 트라우마 게임으로 명예 회복을 노리지만, 게임에서 직면한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가상세계에 갇힌다. EXID 하니에서 배우로 변신한 안희연이 주노 역을 맡았다.

"전자오락실에서 한 것 외에 해본 게임이 없었는데, 모르는 분들도 이해할 수 있게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게임이 아니라 SF 장르 안에서 공포분위기 안에서 이어지는 게임이라는 것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게임에서 점점 진실에 다가가는데 다가갈수록 공포는 커진다. 진실이 가장 무서운 게 아닐까. 그 이야기를 하고싶었다."-장철수 감독(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은밀하게 위대하게)

'SF8'은 오는 10일 웨이브를 통해 공개되며 8월 중 MBC를 통해 전파를 탄다. 9일 개막하는 제 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돼 관객과도 만난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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