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나종덕이 나균안으로 이름을 바꾸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 포수 겸 투수 나종덕(22)은 8일 뜻밖의 소식을 알렸다. 기존 이름을 나균안으로 바꾼다는 내용이었다. ‘개간할 균(畇)’과 ‘기러기 안(雁)’을 써서 “노력한 만큼 높이 올라가는 사람이 되자”는 뜻을 담았다.

새로운 도약을 향한 의지를 드러낸 깜짝 개명이다. 나균안은 2017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입단한 뒤 이듬해 강민호의 이적 공백을 틈타 많은 출장 기회를 받았다. 2018년 106경기 그리고 지난해 104경기를 나와 존재감을 알렸다.

그러나 1군 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계속된 타격 침체와 잦은 수비 실수로 호된 비판을 받았다.

쓰라린 아픔을 맛본 나균안은 올 시즌 투수 전향을 알리며 새 삶을 준비했다. 우려도 컸지만, 퓨처스리그 6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나균안은 개명을 통해 재차 의지를 다졌다.

▲ 롯데 나종덕의 퓨처스리그 투구 장면. ⓒ롯데 자이언츠
KBO리그에서 개명이 화두가 된 지는 오래다. 그러나 나균안이 속한 구단이 롯데라는 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롯데는 그간 많은 선수들이 개명을 통해 인생역전을 그려냈다. 대표적인 이는 바로 손아섭이다. 2007년 손광민으로 데뷔한 뒤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손아섭은 2009년 이름을 바꾸며 돌파구를 찾았다. 비록 그해 주전 도약에는 실패했지만, 이듬해부터 풀타임 외야수로 발돋움하며 롯데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부상했다.

개명을 통한 롯데표 역전 드라마는 손아섭 말고도 여러 선수들이 연출했다. 문재화→문규현, 박승종→박종윤, 이승화→이우민, 박남섭→박준서 등 추억의 얼굴들이 같은 길을 걸었다. 이들 모두 개명 후 1군 무대에서 활약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또, 최근에는 외야수 강동수가 강로한으로 이름을 바꾼 바 있다.

선배들의 개명 신화를 지켜본 나균안은 이제 또 한 번의 드라마를 꿈꾸고 있다. 무엇보다 포지션과 함께 이름까지 바꾸는 변신이 더욱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모두의 기대 속에서 새로운 인생을 그리고 있는 나균안은 “야구 인생이 잘 풀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난달 개명 신청을 했다. 내가 노력하고 땀 흘리는 만큼 결과가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조심스럽게 포부를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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