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인천 NC전 승리 주축이 된 이건욱(왼쪽)과 이현석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마운드의 투수는 자신감이 붙은 듯 씩씩하게 던졌고, 포수는 안정된 수비와 홈런포로 투수를 거들었다. SK의 1차 지명자 출신인 이건욱(25)과 이현석(28)이 NC 강타선을 상대로 승리를 만들어냈다.

SK는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 경기에서 3-2로 이기고 전날 아쉬웠던 패배를 설욕했다. 5위 도전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연패에 빠지지 않고 곧바로 팀 분위기를 바꿨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적잖은 승리였다.

주역은 이건욱과 이현석이었다. 선발 이건욱은 6이닝 동안 94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3번째 승리를 거뒀다. 리그 최정상급 타선이자, 자신에게 시즌 첫 패배를 안긴 NC에 설욕했다.

최고 구속은 144㎞이었으나 특유의 힘이 있고 마지막까지 살아 들어가는 패스트볼이 빛을 발했다. 여기에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활용했고, 체인지업과 커브도 간간이 섞었다. NC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냈지만, 살아 들어가는 이건욱의 패스트볼을 밑에서 때리는 바람에 빗맞은 뜬공이 자주 나왔다.

이런 이건욱의 장점을 십분 살린 것은 이현석이었다. 최근 팀의 주전 포수로 나서고 있는 이현석은 투수들을 안정적으로 잘 이끌었다. 여기에 1-0으로 앞선 2회 2사 1루에서는 이재학을 상대로 좌월 2점 홈런을 쳐내며 공격에서도 기여했다. 이현석의 홈런은 2015년 9월 13일 인천 삼성전 이후 무려 1770일 만의 홈런이었다.

경기 전 두 선수는 미팅을 통해 오늘 볼배합에 대해 많이 논의했다. 직전 NC전 등판(6월 3일 3이닝 5실점)에 부진했기에 오늘은 다른 방법을 연구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확 달라진 결과를 만들었다. 

이건욱은 “지난 NC전 했을 때 체인지업을 1개밖에 안 던졌다. 그래서 경기 들어가기 전 오히려 체인지업을 간간이 보여주자, 처음부터 체인지업을 쓰자고 이야기했다. 한 바퀴 돈 뒤 체인지업을 쓰는 타입이었는데 오늘은 1회부터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현석 또한 경기 후 “오늘 건욱이와 호흡이 잘 맞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이현석은 이건욱의 장점인 하이패스트볼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몇 차례 삼진을 만들어냈다.

이현석은 타석에서도 이건욱을 도왔다. 2회 이재학의 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때렸다. 이현석은 “항상 이진영 박재상 타격코치님께서 자신 있는 공을 칠 수 있는 타이밍을 가져가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것에 맞게 준비한 것이 타석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고마워했다.

두 선수는 모두 SK의 1차 지명자다. 동산고를 졸업한 이건욱은 2014년 SK의 1차 지명을 받았다. 제물포고와 동국대를 거친 이현석은 이듬해인 2015년 1차 지명자였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부상과 부진, 군 입대로 2군 생활이 길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건욱은 올 시즌 전까지 1군 등판이 3경기, 이현석은 16경기 출전에 그쳤다. 아픔이 길었던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씩 1군 선수로서의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닉 킹엄의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건욱은 이날 경기까지 10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95로 활약했다. 세부 지표 모두 뛰어나다. 시즌 초반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던 이현석도 근래에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박경완 감독대행도 당분간 이현석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1군에서 확실한 자리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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