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군 정착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택형(왼쪽)과 최준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9위까지 처진 SK가 젊은 선수들의 기용폭을 넓혀간다. 몇몇 선수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제 바턴은 좌완 김택형(24)과 내야수 최준우(21)가 이어받았다. 1군 정착 쇼케이스 시작이다.

박경완 SK 감독대행의 생각부터가 확고하다. 박 감독대행은 8일 인천 NC전을 앞두고 최근 점차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두 선수를 꾸준히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택형은 150㎞에 가까운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잠재력으로, 최준우는 3할을 칠 수 있는 정교한 타격으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좀처럼 1군에 자리를 잡지 못했는데 올해 그 기회 자체는 풍성하게 주겠다는 게 박 감독대행의 생각이다.

김택형은 SK가 터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좌완이다. 키움 감독 시절부터 김택형을 눈여겨봤던 염경엽 감독이 단장 시절인 2017년 트레이드(김택형↔김성민)로 데려왔다. 구위에서의 가능성은 충분했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숨은 공신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러나 제구가 들쭉날쭉하다는 문제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것도 변수였다.

밸런스 위주로 투구폼을 바꿨는데 올 시즌 초반도 기대에 못 미쳤다. 구속은 구속대로, 제구는 제구대로 무너졌다. 하지만 2군에 다녀온 뒤 경기력이 확실히 좋아졌다. 김택형은 1군에 재등록된 뒤인 6월 21일 이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밸런스를 다시 수정한 뒤 구속이 확실히 빨라졌다. 140㎞대 중·후반의 공을 공격적으로 던지고 있다. 짝을 이루는 슬라이더의 위력도 덩달아 좋아졌다. 이를 유지하는 게 마지막 관건이다. 

박 감독대행은 “분명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가지고 있는 게 좋다”고 단언하면서 “요즘 3~4경기는 그 전에 비하면 안정적이었다.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택형이도 우리 팀의 한 축을 잡아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 팀이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김택형까지 살아나면 김정빈 김태훈 김택형으로 이어지는 SK 좌완 불펜진은 다른 팀이 부럽지 않은 수준이 된다.

최준우는 SK의 1년 이상 이어진 SK의 2루 오디션을 종결시킬 선수로 기대를 모은다. SK는 지난해부터 2루 적임자를 찾기 위해 여러 선수들을 테스트했지만 한 명도 최종 합격 도장을 받지 못했다. 최준우도 그중 하나였다. 최준우는 지난해 15경기에서 타율 0.212에 머물렀고 수비도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2군과 타격 성적 차이가 너무 컸다. 올해는 1군 캠프에도 가지 못했다.

그러나 2군 캠프 당시에도 염경엽 감독이 자신의 휴식일에 나와 직접 지도했을 정도로 기대치 자체는 가지고 있었다. 그런 최준우는 올해 28경기에서 타율 0.282를 기록 중이다. 점점 타율이 높아지는 것도 긍정적이다. 좌타자임에도 좌완에 약하지 않고, 맞히는 재주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장타까지 나온다. 확실한 공격력을 갖췄기에 흔들리는 수비만 다잡는다면 2루 경쟁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

박 감독대행은 “지금 최준우가 붙박이로 나간 지 거의 한 달 정도 된 것 같다. 중간에 김성현이 빠진 적은 있지만 최준우가 빠진 적은 없다. 체력 안배는 하겠지만, 올 시즌 끝까지 2루수 쪽에서 기회를 주겠다”면서 “계속 뛰면서 여유가 생겼다. 우완 좌완에 상관없이 타이밍을 잘 맞히고 있다. 최지훈 최준우는 꾸준하게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회는 왔고, 잡는 것은 이제 선수들의 몫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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