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는 9일 대전 롯데전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3-5로 졌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주자가 꽉 들어찬 만루 상황은 분명 공격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면 오히려 허탈감만 배가될 수 있다. 한화의 올해 만루 상황 공격이 그렇다. 만루는 기회가 아닌 위기인 느낌이다.

한화는 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3-5로 아쉽게 졌다. 주중 3연전을 1승2패로 마친 한화는 2할대 승률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마운드가 비교적 잘 버틴 경기였지만 타선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무너졌다.

선발 김범수의 투구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1회 위기에서 한동희에게 3점 홈런을 맞은 것 외에는 그렇게 큰 흠을 잡을 곳이 없었다. 6회 추가점도 한동희가 잘 친 편에 속했다. 두 번째 투수 강재민의 1⅔이닝 3탈삼진 무실점 투구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두 투수의 분전에 힘입어 롯데의 도망가는 발걸음을 잡아둘 수 있었다. 문제는 타격이었다.

1-3로 뒤진 4회 무사 만루 기회에서 1점도 뽑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한화는 선두 김태균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것에 이어 최진행이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다. 무사 2,3루에서 강경학이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라는 귀중한 기회를 잡았다. 기대 득점을 보면 최소 2점은 뽑아내야 본전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오선진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난 것에 이어 이어진 1사 만루에서는 최재훈이 유격수 병살타를 치는 최악의 상황이 나왔다. 위기에 몰린 상대 선발 아드리안 샘슨, 그리고 공격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었던 롯데의 기를 완전히 살려주는 순간이었다.

올 시즌 한화는 팀 타율과 출루율이 최하위권에 처져 있다. 일단 나가는 주자가 적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주자가 있을 때 더 집중력 있는 타격을 해야 상대적인 열세를 줄여나갈 수 있다. 근래 한화가 잘 나갈 때도 팀 타율이나 장타율이 아주 높아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한 방과 집중력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마저도 잘 되지 않는다. 

이날 경기까지 한화의 올 시즌 무사 만루 타율은 0이다. 4번의 기회에서 단 한 번도 안타, 혹은 볼넷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여전히 기대 득점이 높은 1사 만루에서도 17타수 2안타(.118)에 머물렀다. 리그에서 가장 낮은 타율에 그나마 2개의 안타 모두 단타였다. 병살도 네 번이나 쳤다.

물론 무사 만루 기회는 생각보다 잘 살리기가 어렵다. 투수는 물론 타자들도 점수를 나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누가 덜 위축되느냐의 싸움이다. 한화는 그 싸움에서 계속 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과 싸움에서 이겨야 비로소 상대 팀의 공도 보이는 법이다. 시즌은 많이 남았고, 그 이후까지 생각해서라도 이런 불길한 물줄기는 바꿔놓을 필요가 있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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