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외야수 나지완(가운데)이 만루포 후 축하를 받고 있다.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 외야수 나지완은 처음 보는 이례적인 광경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나지완은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서 6-4로 앞선 8회말 1사 만루에서 이상화를 상대로 좌중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승리로 KIA는 4일 NC전부터 이어졌던 4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나지완 앞에 만루 밥상이 차려진 계기가 이례적이었다. 8회 선두타자 박찬호가 2루타로 나간 뒤 김호령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되자 kt 벤치는 프레스턴 터커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런데 다음 타자 최형우도 공 1개 보지 않고 고의볼넷으로 걸어나갔다.

8회에 2점차 열세였던 kt는 그 상황에 1점이라도 더 주면 어차피 경기가 넘어간다는 생각에 어디서든 베이스를 터치하면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는 만루 상황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나지완은 1명도 아니고 2명이나 앞에서 걸어나가는 것을 지켜보고 타석에 들어섰다.

나지완은 이상화의 초구 134km 컷패스트볼을 거침없이 받아쳐 좌중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나지완의 개인 통산 9호 홈런이자 역대 53번째 통산 2000루타 달성의 순간이었다. 경기 흐름은 kt가 우려했던 그대로 KIA로 완전히 넘어갔다.

자신의 앞에서 고의볼넷이 연속 2번 나온 것이 처음이라는 나지완은 "팀이 연패 중이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섰다. 당황하기도 했지만 준비를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타격에 임했는데 실투가 들어와 운좋게 홈런이 됐고 2000루타 기록까지 달성했다"고 홈런 소감을 담담하게 밝혔다.

나지완은 이어 "연패 중이라 4번타자로서 책임감이 있어서 승리에 도움이 되는 타점을 꼭 올리고 싶었다. 최근 야수 정면 타구가 많았는데 오늘 홈런을 계기로 남은 경기에서 잘 풀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대 작전을 무참히 깨버린 나지완의 승부욕이 남은 시즌 꾸준히 빛을 발할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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