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원. 제공ㅣNEW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전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받는 가운데, 블록버스터급 대작으로는 '반도'가 처음으로 개봉 릴레이를 시작했다. 주연을 맡은 강동원은 "결과가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다.

'반도'(감독 연상호, 제작 레드피터)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강동원은 이번 작품에서 4년 전 재난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전직 군인 정석 역을 맡았다. 정석은 가족과 희망을 잃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중 고립된 반도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그곳으로 돌아가게 되는 인물이다.

강동원은 '반도' 개봉을 앞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영화를 봤는데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재밌어서 감독님께 '관객 분들이 좋아하시겠다'고 얘기했다"며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 강동원. 제공ㅣNEW

'반도'는 코로나19 이후 개봉하는 작품들 중 첫 블록버스터급 영화다. 전세계에서 여러 경쟁작들이 개봉일을 미루는 가운데 홀로 묵묵하게 7월 개봉을 향해 달려왔다. 그런 가운데 올해 칸 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된데다가, 전세계를 상대로 개봉하는 영화 중에는 첫 작품인터라 '반도'의 흥행 성적에 많은 관심이 쏠린 상태다.

"잘 모르겠다. 큰 영화로는 세계에서 코로나 이후 첫 개봉하는 작품이다. 저도 되게 궁금하다. '테넷'이 스타트를 끊을 줄 알았는데, 저희가 먼저 끊게 됐다. 아무래도 (시기가)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지킬건 지켜야 하고 해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반도'의 정석 역을 맡기까지, 강동원은 연상호 감독의 제안을 받았을 당시를 떠올리며 "'부산행'의 속편이라고 해서 배우로서 크게 호기심이 발동하는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전작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럼에도 연상호라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과 마음에 쏙 들어온 시나리오가 그를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부산행'이란 작품이 워낙 신선했으니 궁금하긴 했다. 근데 만약 비슷한 스타일이면 배우로서는 호기심이 떨어지는 거다. 그러다 연상호 감독님이라는 사람이 궁금했다. 여러가지 소문이 있었다. 그 중에 촬영 현장이 항상 빨리 끝난다는 게 한 번도 경험 못 해봐서 굉장히 궁금했다. 이 분이 가진 가치관 중에 좋았던 지점은 '좋은 영화 찍겠다고 스태프들을 힘들게 하면서까지 하고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신선했고, 제 가치관과 비슷한 지점도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 '반도'의 비주얼 요소들도 확고했고, 시나리오의 구조가 좋았다. 그래서 '부산행'과는 차별화되는 괜찮은 속편이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속편은 더 나은 걸 만들어야 한다. 제일 부담이 컸던 건 기존에 '부산행'을 좋아해주신 분들을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을까였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부담감이 좀 해소됐다. 감독님과 비주얼적인 걸 공략하면서 많이 괜찮아졌다."

▲ 강동원. 제공ㅣNEW

강동원에게 '반도'는 소문으로만 듣던 연상호 감독의 실체(?)를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는 직접 경험한 연상호 감독의 촬영 현장에 대해 "굉장히 놀라웠다"고 거듭 감탄했다.

"아무리 감독님 현장 분위기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언젠간 한두번 쯤은 '이 사람의 감춰왔던 어떤 히스테릭한 지점이라든가, 분노를 드러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항상 했다. 늘 (그런 경우가)있으니까. 근데 한 번도 없었다. 굉장히 놀라웠고, 놀라웠다. 좋은 사람이구나 싶었다."

"촬영 중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예를 들어 4시쯤 끝날 계획이었는데, 그날 정말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져서 진행이 빨랐다. 그래서 스태프 분이 '이 속도면 점심 먹기 전에 끝날 것 같으니 미루고 빨리 끝내자'고 제안했다. 결국 점심 전에 초라영이 끝나서 스태프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독님에게 '우리 앞으로 계속 같이 영화 찍자.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실제 성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저는 되게 긍정적인 편이다. 물론 시니컬한 측면도 있다. 또 스스로는 되게 휴머니스트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최소한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계속 나이들어가면서 사람이 점점 뻔뻔해진다. 그런 게 너무 싫고, 스스로를 경계하고 싶다. 또 나는 안 그런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면 몇년 전 약간 그건 아니었던 거 같은 생각도 든다. 아무튼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 강동원. 제공ㅣNEW

'반도'의 정석은 강동원 역시 조금은 공유할 지점이 있는 인물이지만, 그는 평소 작품 선택에 대해 "도전하는 걸 즐기는 스타일이다. 새로운 걸 하지 않으면 못 참는 성격이다. 비슷한 장르는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경향은, 성격 영향도 있겠지만 궁극적인 목표인 '다 잘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였다.

"나에게 없는 것이라고 해서 계속 안 하면 나이가 들어서 다양한 캐릭터를 못할 것 같다. 저한테 없는 지점이 있는 캐릭터를 계속 쳐나가고 싶다. 더 나아지다보면 나중엔 진짜 다양한 캐릭터와 장르를 할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되어있지 않을까. 미래 설계적인 측면에서 그런 것도 있다. 못해도 계속 해보고 나중엔 결국 잘하고 싶다. 예를 들면 '마스터'도 저에게 많이 없는 측면의 캐릭터다. 그런 것도 깨부숴보고 싶었다. '반도'는 지금 제 나이대에 비로소 제가 갖게 된 어떤 것들을 썼던 캐릭터 같다."

"저는 항상 모든 캐릭터를 아주 잘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뭘 맡겨도 되는, 무슨 캐릭터가 들어와도 다양한 모습으로 연기할 수 있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많이 갈고닦아야한다. 그래서 계속 부딪혀야 한다. 20년, 혹은 30~40년 하면서 제가 잘 못하는 캐릭터도 하고 싶다. 예를 들어 '전우치' 같은 캐릭터는 저한테 힘들었다. 그런데 한 번 하고 나니까 오히려 '검사외전' 같은 캐릭터를 뻔뻔하게 잘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다른 게 들어온다면 더더욱 발전시켜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 강동원. 제공ㅣNEW

치열한 여름 시장에 개봉하는 부담감에 대해 "진짜 스트레스 많이 받는다"고 표현한 강동원. 그는 영화계에서 응원하는 '반도' 흥행 기원에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다들 걱정을 많이 한다. 극장가나 영화계에서 전부 한마음으로 '반도가 잘 돼야 우리 것도 잘 되는데'라고 하는 게 있다. 동지애도 생기는 거 같다. 서로서로 응원하는 것 같아서 뭔가 짠한 것도 있다. 아무튼 걱정도 많이 되는데, 다들 안전하게 보시면 좋겠다. 극장에서 추가 감염자가 지금까지 발생한 적은 없다니 다행인 것 같다."

끝으로 강동원은 '반도'의 예비 관객들에게 '아 재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진짜 재밌으시라고 만든 영화다. 극장 오셔서 보시고 정말 재밌었으면 한다. 저희는 진짜 관객분들에게 큰 사회적 메시지나 정치적 메시지, 그런 걸 고려하고 만든 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그냥 정말 인간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 싶어서 만든 영화다. 진짜 재밌게 오셔서 즐기셨으면 좋겠다."

'반도'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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