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 경기에서 경기 중반 승부처를 이겨내지 못하고 2-8로 졌다. 경기 초반 상대 선발 최성영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것이 일차적인 패인이었고, 2-2로 맞선 7회 6점을 허용한 것은 경기의 분수령이었다.
0-2로 뒤진 SK는 6회 윤석민의 투런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선발 리카르도 핀토는 6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상황. 2-2로 맞서 있기에 7회부터는 불펜 승부를 걸어볼 만했다. 하지만 7회 투입된 김태훈인 박민우 권희동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2,3루에 몰렸다. SK의 그 다음 카드는 이원준이었다.
이원준은 올해 점수가 크게 뒤지고 있거나 앞서고 있을 때 1~2이닝을 소화하는 임무를 했다. 이렇게 중요한 상황에 나간 적은 없었다. 이원준은 나성범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양의지를 고의4구로 걸렀으나 1사 만루에서 알테어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노진혁에게 우월 만루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이원준은 2사 후 김태진에게 볼넷, 김성욱에게 적시타를 맞는 등 이날 ⅔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박 감독대행은 당시 상황에 대해 "김태훈을 올린 시점은 내 미스였다.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 첫 번째 이유는 데미지를 우리 필승조에 주고 싶지 않았다. 내가 생각했을 때 이원준을 믿었던 것은 구속이었다. 힘으로 붙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서진용도 몸을 같이 풀고는 있었는데 김태훈이 1~2명 잡아주고 위기가 오면 분명히 서진용을 썼을 것이다"고 떠올렸다.
이어 "공교롭게도 안타를 맞고 2,3루가 된 상황에서 태훈이는 못 버틸 것 같고, 원준이가 힘으로 붙어서 지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1사나 2사에 2,3루였으면 서진용을 썼겠지만, 무사 2,3루면 이원준으로 승부를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이원준이 그런 경험을 안 해서, 시험 무대도 될 수 있었다. 4일 정도 등판을 안 해서 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2군으로 내려간 김태훈에 대해서는 "태훈이와 그 전부터 이야기를 했었다. 투수코치와도 이야기를 했다. 구속 자체가 안 올라오고 있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인 것 같다"면서 "본인도 어제 면담을 하면서 나도 2군에 가서 추스르고 올라오고 싶다는 표현을 하더라. 그렇게 내려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