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마운드의 미래로 확실히 각인되고 있는 김민우(왼쪽)와 김범수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는 투수들을 위해 상위 지명권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1차 지명으로 천안북일고 출신 좌완 김범수, 그리고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용마고 출신 우완 김민우를 지명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보여준 것이 많았던 두 선수가 장래에 한화 마운드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가진 게 많은 투수들이었고, 두 투수는 2015년 곧바로 1군에 데뷔해 예열을 거쳤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그 기대만큼 활약한 적은 없다.

김범수는 1군 통산 155경기, 김민우는 95경기에 뛰었지만 실적은 눈에 띄지 않았다. 오히려 근래에는 “성장이 더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진 것이 보인다. “파이어볼러 두 명을 얻었다”는 2015년 당시의 평가를, 5년이 지난 지금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올 시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선발 로테이션에 나란히 합류한 두 선수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먼저 기회를 얻은 김민우는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37, 최근 선발 기회를 얻은 김범수는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 중이다. 리그 특급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 특급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유쾌한 일이다.

두 선수를 로테이션에 넣고 밀어주고 있는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도 가능성을 즐겁게 이야기한다. 우선 두 선수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다. 최 감독대행은 “요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선발투수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두 선수가 성장한다면 비단 한화뿐만 아니라 야구계 전체에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반겼다.

김민우는 올 시즌 투구폼 수정을 거치면서 특유의 묵직한 공이 구속까지 크게 올랐다. 평균 145㎞의 포심패스트볼을 던진다. 국내 선수로는 충분히 빠른 축에 속한다. 100구 이상을 던질 수 있는 스태미너 등에서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김범수 역시 최고의 무기는 강속구다. 좌완으로 평균 146.7㎞의 포심패스트볼을 연신 던질 수 있는 선수를 보고 반하지 않을 지도자는 없다. 그간 제구가 문제였으나 올 시즌에는 그런 문제도 많이 줄어들었다.

친한 사이인 만큼 의지도 다진다. 김민우는 10일 경기가 끝난 뒤 "범수와 별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둘이 싸우기만 한다. 친구 사이가 다 그렇지 않나. 장난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고 웃으면서도 "잘 나간다고 하기는 둘 다 한참 부족하다. 범수도 잘해주고 있지만, 나도 더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두 선수 모두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찾아온 기회를 잡겠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쳤다.

두 선수 모두 군 면제 판정을 받아 앞으로 고민 없이 계속 던질 수 있다는 점 또한 장점이다. 선발 자원 하나를 키우기 어렵다는 것을 생각할 때 만 25세의 두 선수들은 결코 늦지 않은 선수들이다. 최하위에 처져 있는 한화는 생각보다 중요한 위안을 발견하고 있을지 모른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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