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유격수 심우준 ⓒkt 위즈
[스포티비뉴스=노윤주 기자] "베이스를 훔치고, 팬들의 마음도 훔치고. 별명 뜻이 너무 좋다. 무엇보다 타격과 상관없는 별명이라서 더 좋다"

kt 위즈 유격수 심우준이 10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 승리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자신의 별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심우준은 1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 팀 간 시즌 7차전에서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팀의 8-3 완승에 큰 도움을 줬다.

심우준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56경기에 나와 203타수 47안타 1홈런 21타점 타율 0.232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5월 23경기에서 99타수 29안타 11타점 타율 0.293로 출발했다. 하지만 6월에는 25경기에서 76타수 12안타 타율 0.158로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다.

그는 이번 달 들어 10일 경기 전까지 8경기에서 28타수 6안타 2타점 타율 0.214로 타격감을 다시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이날 올 시즌 첫 4타점 경기로 모처럼 타격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활약을 보였다.

그에게 부진했던 타격감이 엄청난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오죽하면 별명이 좋은 이유에서 '타격과 상관없는 별명이라서 좋다'고 했을까.

심우준은 경기 후 "5강 경쟁을 하는 삼성과의 경기라 최선을 다했다. 좋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운이 좋아 4타점이나 올릴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부진했던 타격감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나갔다. 그는 "휴식을 취할 타이밍을 못 잡은 게 타격감이 망가진 이유같았다. 타율이 한참 떨어질 때 하루 또는 이틀 정도는 쉬었어야 하지 않았나 싶었다"며 "올 시즌 초반부터 풀타임으로 경기를 뛰는 게 처음이다 보니 왠지 빠질 수가 없겠더라"고 말했다.

심우준은 올해 풀타임 출전이 처음이다. 게다가 체력 소모가 심한 유격수 포지션에서 뛰어난 수비력도 보이고 있는데도 제때 쉬지 못했다.

이에 대해 "올 시즌 초반부터 풀타임으로 경기를 뛰는 게 처음이다 보니 왠지 빠질 수가 없었다. 쉬어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를) 나가야 타율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또 "힘들다고 한두 경기 빠졌다가 자리를 빼앗기는 것도 싫고, 자리를 잡고 싶은 생각에 욕심이 난다. 올해는 쉬는 걸 포기하고 풀타임 뛰어보고 내년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한 다음에 감독님과 상의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10일 8회말 자신의 마지막 타석 전 이강철 kt 감독이 휴식을 제안했음에도 본인 의지로 타석에 들어섰다. 타격감을 끌어올린다는 목표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좋게 살아남으려는 다부진 의지가 느껴졌다.

하위 타선으로 간 것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라인업을 짠 게 신의 한 수였다. 그때 1번에서 9번으로 내려갔는데, 그때부터 팀이 상승세를 탔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어 "매일 상위타선으로 갈 생각을 한다. 하지만 감독님의 생각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타격 부진에 대해서는 "스트레스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 타구 방향이 좌측으로 가고 있어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멘탈을 좋게 잡고 타석에 들어선다"고 설명했다.

심우준은 사실 타격보다 수비에서 팬들의 확실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는 "댓글을 읽다가 팬들이 다른 건 몰라도 수비만큼은 인정한다는 글을 봤다"며 "수비 때문에라도 (심우준을) 빼면 안 되겠다는 평가를 봤을 때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심스틸러'의 뜻 중 '베이스를 잘 훔친다'는 이유처럼 심우준은 도루 기록에도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는 이날 3회말 2사 2, 3루에서 좌전 2타점 적시타로 출루한 후 2루로 도루하는 과정에서 포수에게 잡혀 실패했다. 그의 올 시즌 도루 기록은 10일 경기까지 12개로, 13개로 1위를 기록 중인 키움 히어로즈 서건창보다 한 개가 부족하다.

이에 대해 "오늘(10일) 도루에 성공했으면 단독 1위로 올라가는 걸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패했고 (서) 건창이 형이 한 개 성공을 해서 1위더라. 아쉽다"며 도루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그동안 베이스를 훔치고 있을 테니 야구장에 다시 찾아오실 때쯤에는 팬들의 마음을 더 훔치겠다"고 말했다.

아직 젊다는 이유로 휴식도 미뤄두며 눈에 불을 켜고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는 kt 심우준이다. '심스틸러' 심우준은 팬들의 마음을 훔칠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노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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