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형이 12일 KPGA 코리안 투어 군산CC 오픈에서 정상을 밟은 뒤 활짝 웃으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KPGA
[스포티비뉴스=군산, 고봉준 기자] 10대 돌풍을 알린 김주형(18·CJ대한통운)을 지탱한 힘은 언제나 변함없는 골프 사랑이었다.

김주형은 12일 군산 컨트리클럽(파71·7130야드)에서 열린 군산CC 오픈(총상금 5억 원·우승상금 1억 원) 최종라운드에서 한승수(35·미국)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정상을 밟았다. 얄궂은 비가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2타를 줄이고 16언더파 26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주무대인 아시안 투어가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되면서 코리안 투어로 건너온 김주형은 곧바로 돌풍을 일으켰다. 직전 개막전이었던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비록 이지훈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지만, 첫 국내 무대에서 정상을 놓고 다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특급 루키의 등장을 알렸다.

▲ 김주형이 12일 군산CC 오픈 우승 직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군산, 고봉준 기자
경기 후 만난 김주형은 “한국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다. 또, 최연소 기록은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회에서 우승을 놓쳤을 때 그 점이 아쉬웠다. 속상했다”면서 “연습을 더 열심히 했다. 이번 대회에선 기록 생각은 하지 않고 임한 점이 주효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우승으로 김주형은 KPGA 코리안 투어 역대 프로 신분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이상희(28·호반건설)가 2011년 10월 30일 NH농협오픈 제패로 보유했던 19세 6개월 10일을 넘어섰다. 다만 김대섭(39·은퇴)이 1998년 9월 20일 한국오픈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세웠던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인 17세 2개월 20일은 그대로 유지됐다.

또, 올해 3월 25일 KPGA로 입회한 김주형은 김경태(34·신한금융그룹)가 지니고 있던 최단 기간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김경태의 4개월 3일을 3개월 17일로 줄였다.

1타차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해 자리를 지킨 김주형은 “전반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순위가 많이 내려간 줄 알았다. 그런데 9번 홀 리더보드를 잠깐 봤는데 공동 2위라는 사실을 알았다. 버디만 잡으면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9번 홀에서 1타를 줄여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10번 홀에서도 버디를 낚은 김주형은 그러나 16번 홀 티샷이 해저드로 빠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김주형은 “16번 홀 실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흥분도 하고 긴장도 한 탓이 컸다. 괜히 욕심을 부리다가 실수가 나왔다. 그래도 파 세이브를 하면서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은 점이 다행이었다”고 크게 숨을 내쉬었다.

1타 차이로 앞선 18번 홀에서 경쟁자 한승수의 티샷이 해저드로 향하면서 기회를 얻은 김주형은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를 잡았다. 그리고 안전한 티샷과 침착한 세컨샷으로 정상을 지켰다.

김주형은 “오늘 경기 전부터 1타나 2타차 선두면 우드를 잡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페어웨이로만 안착시키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잠을 잘 때도 골프 생각이 난다는 김주형은 “집에서도 부모님과 골프 이야기를 나눈다. 다른 선수들은 영화를 보거나 다른 취미를 하면서 스트레스 풀지만. 나는 골프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웃었다.

끝으로 김주형은 “내일 아침 남자골프 세계랭킹이 발표되면 향후 스케줄을 조정할 생각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출전 자격을 따라 일정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군산,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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