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렉스 퍼거슨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프리미어리그(PL) 득점왕 출신 드와이트 요크(48)가 반백살이 돼서야 알렉스 퍼거슨(78) 감독 질책이 이해된다며 후회했다.

요크는 13일(한국 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팟캐스트에 출연해 "1998년 올드 트래포드에 합류했다. 그 해 29골을 터뜨려 득점왕에 올랐다. 차기 시즌에도 26골로 승승장구했다"면서 "그런데도 퍼거슨은 내게 '실패한 영입'이라며 혼을 냈다. 그땐 그 말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The manager said I was a failure. I didn’t get it at the time)"고 밝혔다.

"지금 이 나이가 돼 돌아보니 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것 같다. 퍼거슨은 안주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거였다. (리그 톱 스코어러로 성장했더라도) 더 진화할 수 있도록 채찍질해 준 거였다. 당시 난 자만에 빠져 있었다. (퍼거슨 지시대로)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PL 최고 명문 구단에서 부동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올라서고 2시즌 연속 최정상급 성적을 남긴 터라 '이 정도면 할 만큼 했지' 하는 마음이 자신을 지배했었다고 털어놨다.

요크가 뛰었을 때 맨유는 구단 최전성기였다. 1999년 PL과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석권하는 '트레블'을 달성했고 이듬해에도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 드와이트 요크(맨 왼쪽) ⓒ '더 내셔널' 웹사이트 갈무리
하나 퍼거슨 감독은 만족을 몰랐다. 재임 기간 내내 트로피에 굶주렸다. 트레블을 거둔 다음 해, 맨유가 FA컵 타이틀 방어에 실패하자 선수단을 강하게 질책했다. 말에 그치지 않았다. 대대적인 스쿼드 개편으로 라커룸에 긴장을 불어넣었다.

2001년 앤디 콜(48)을 블랙번 로버스로 이적시키고 네덜란드 에레데비지를 호령한 뤼드 판 니스텔로이(44)를 영입했다. 야프 스탐(47)까지 SS 라치오로 보내는 초강수를 뒀다.

2002년에는 테디 셰링엄(→토트넘 홋스퍼) 데니스 어윈(→울버햄튼 원더러스)을 내보냈고, 이듬해 '퍼기의 아이들' 상징이던 데이비드 베컴(45)마저 팀 케미스트리 저해를 이유로 마드리드행 티켓을 끊게 했다.

요크 역시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1999-2000시즌. 리그에선 스무 골을 꽂았지만 FA컵, 리그컵에서 무득점에 머무르자 차기 시즌부터 출장 횟수가 줄어들었다. 자연히 득점 수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요크는 "리오넬 메시처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빼어난 기록을 냈더라도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해 안주하지 말았어야 했다. 퍼거슨은 그런 마인드를 원했지만 난 그때 전혀 그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지금은 완전히 (퍼거슨 비판을) 이해한다. 유니폼을 벗고 (나이가 들어) 더 성숙해진 지금, 그때의 난 득점왕에 오른 것에 만족해 내 할 일을 다했다고 여겼다. 명백한 실수였다."

"매 시즌 더 나아지기 위해 자신을 계속 몰아붙여야 한다. 그때 알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불행히도 그러질 못했다. 그땐 비록 몰랐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퍼거슨의 질책을 이해하게 됐다"며 후회의 빛을 띄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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