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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의 SK랩북] ‘음주·폭행’ 강화 SK에서는 무슨 일이… 일탈과 오판이 만든 참극

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2020년 07월 14일 화요일
▲ 2군 시설에서의 문제로 중징계 위기에 놓은 SK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선수들은 일탈 행위를 했고, 선배들과 관계자들은 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잡아주지 못했다. 그리고 구단은 큰 오판을 했다. 5월의 강화SK퓨처스파크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잘못된 행동, 잘못된 판단으로 해당 선수 및 구단이 줄줄이 중징계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 

SK는 14일 팀의 2군 시설인 강화SK퓨처스파크에서 있었던 선수간 폭행 및 해당 선수의 규율 미준수, 그리고 구단 징계 내용을 소상하게 밝혔다. SK는 “6월 7일 구단에서 선수단 체벌논란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자체 내사를 진행했다”면서 “일부 신인급 선수들이 중복된 숙소 지각 복귀와 숙소 무단 외출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선수간 폭행이 불거졌고,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음주와 무먼허 운전이 줄줄이 터져 나왔다. 

음주와 폭행 사건, 강화를 뒤집어놓다

SK의 공식 발표를 종합하면, 발단은 지난 5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인급 투수들이 숙소를 벗어나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간혹 술을 마시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데 SK의 2군 규정에는 숙소 생활을 하는 선수들의 복귀 시간이 정해져있다. 이는 다른 팀 2군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SK 퓨처스팀 코칭스태프는 “코로나19 사태도 있으니 외출을 하더라도 되도록 바깥에 오래 머물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인급 선수들이 이 규정을 정면으로 어긴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이 지시를 어기고 새벽까지 술을 마셨고, 다음 날 출근한 코칭스태프에게도 이런 사실이 전해졌다. 코칭스태프는 격노해 해당 선수들에게 엄중 경고했다. 그런데 그중 A선수는 이전에도 몇 차례 숙소 복귀 지정 시간 미준수 등 2군 규정을 어겨 말썽을 부린 전력이 있었다.

이어 선배 선수 2명이 해당 A선수 및 당시 술자리에 함께 했던 후배들을 훈육을 하는 과정에서 얼차려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SK는 “일부 선배 선수들이 신인급 선수를 대상으로 2차례 얼차려와 가볍게 가슴을 톡톡 치거나 허벅지 2차례 찬 행위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얼차려 과정에서 A선수가 반발했고, 감정을 누르지 못한 선배 선수가 발로 차버리는 행위를 저질렀다. 이것이 문제가 됐고 인천에서도 사태의 심각함을 파악하는 시발점이 됐다. SK는 “선배 선수들이 후배 선수들을 훈계를 위한 목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체벌은 구단 내규 상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이 되지 않는 사안으로 구단은 선배 선수 2명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강력한 주의를 줬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구단이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그리고 심각한 혐의가 추가됐다. 바로 신인급 선수들이 음주 후 귀가하는 과정에서 음주운전 및 무면허 운전을 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A선수는 음주운전, B선수는 무면허 운전 정황이 있었다. 경찰에 걸리지는 않았는데 구단 자체 조사 결과 이와 같은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숙소에 늦게 복귀한 죄는 있어도 운전에는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선수는 음주운전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술을 얼마 먹지도 않았고 술이 깬 상태에서 운전을 했다”고 진술했다. SK는 당시 현장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할 수 없었던 만큼 징계 범위를 놓고 고심했다. 다만 어쨌든 그런 상황에서 운전대를 잡은 A선수에게는 구단 내규상 최대 벌금인 1000만 원 징계를 내렸다. 도로연수 중이었으나 어쨌든 무면허 운전을 한 B선수는 술을 먹지는 않았다는 측면에서 그보다는 가벼운 500만 원 징계를 받았다.

하소연이 SNS로… 구단은 미보고 책임

SK는 해당 선수들에 징계를 내린 뒤 2군 시설 바깥에서 재교육하기로 했다. 이미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을 2군 시설에 놔둬봐야 2군 분위기만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집에 보낼 수는 없었다. 수소문한 SK는 근처 사찰에서 자기성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6월 16일부터 7월 4일까지 3주간 템플 스테이를 지시했다. 한적한 곳에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앞으로의 방향을 생각해보라는 조치였다.

그러나 유독 A선수가 이에 불만을 품었고, 당시 여자친구에게 이런 어려움을 하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강화 사태는 사정을 아는 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게 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몇몇 부분은 과장된 것도 있었으나 굵직한 줄기는 사실이었다. 결국은 14일 구단이 그간의 사건을 공식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SK가 KBO에 이런 징계를 보고하지 않았던 것이다. 품위유지 관련에 대해서는 사건이 발생하면 KBO에 즉각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SK는 “구단은 조사 결과, 모든 사항을 자체적 징계 사항으로 판단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구단 내부에서의 논의 결과 KBO에 보고할 필요까지는 없는 사안으로 판단한 것이다. 

오히려 이게 더 큰 문제가 됐다. 만약 SK가 이런 사실을 상세하게 KBO에 보고하고, KBO의 처분을 기다렸다면 오히려 모범적인 사례로 남을 수도 있었다. 음주운전이나 무면허가 사법기관에 걸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진납세’ 형식이 되기 때문이다. 폭행도 구단이 그냥 덮고 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는 클린베이스볼을 향한 구단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SK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체 징계 위원회를 열었기에 은폐할 의도는 없었다고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그런 상황이 됐다.

당시 술을 마셨던 선수들은 구단이 기대를 거는 유망주급 선수들이었고, 결국 이들을 지켜주려던 SK의 오판이 오히려 구단 전체를 궁지에 몰아넣은 모양새가 됐다. 현재 KBO는 사건에 연관된 선수를 모두 조사할 가능성이 높고, 이들은 각자 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구단은 미보고 탓에 가장 무거운 벌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선수들의 일탈과 구단의 오판이 만든 참극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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