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FC서울과 경기가 끝나고 기념촬영하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 선수단.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수원, 김건일 기자] FA컵 토너먼트는 지면 끝이다. 15일 열린 4라운드에서 부산아이파크가 상대한 팀은 K리그2 선두 수원FC. 게다가 원정 경기였다.

부산은 주전 스리톱인 호물로 이동준 이정협을 모두 선발에서 뺐다. 핵심 수비수 김문환도 벤치에 앉혔다. 어린 선수와 유망주들로 꾸린 로테이션이었다.

결과는 1-0 승리. 부산은 5라운드에 올라갔다. 그러나 조덕제 부산 감독의 눈은 다른 곳에 있었다. 조 감독은 "FA컵이 중요하지만 K리그2로 내려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리그에 모든 것을 걸겠다. FA컵은 선수 상황을 보고 생각하겠다"고 했다.

부산은 이틀 쉬고 오는 18일 광주FC와 K리그1 12라운드를 치른다. 부산이 승점 14위로 7위, 광주가 승점 10점으로 9위다. 부산으로선 중위권을 굳힐 수 있는 기회, 반대로 광주는 중위권으로 도약할 기회다.

이날 부산은 0-0으로 맞선 후반 30분 이지승과 박호영을 빼고 이규성과 이정협을 투입했다. 그런데 선수를 교체하자마자 박종우의 골이 터졌고, 이 득점이 결승점으로 이어졌다. 흥미롭게도 이 교체 투입 역시 광주전을 위한 포석이었다. 조 감독은 "이동준과 이정협이 20분 정도 뛰면 오히려 주말 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다행히 연장전을 치르지 않고 득점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부산이 광주를 벼르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부산과 광주는 올 시즌 나란히 K리그1으로 승격했다. 부산은 지난달 14일 광주 원정에서 1-3으로 역전패했다.

이날 풀타임을 소화한 주장 박종우는 "광주라는 말만 들어도 우리에겐 중요한 경기다. 다른 팀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 응어리가 남아 있고 분명히 이겨야 하는 경기다. 그 경기를 이기고 나면 중상위권에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이 다시 K리그1에 올라오기까지 4년이 걸렸다. 조 감독도, 박종우도 그리고 부산 선수들도 다시는 내려가지 않겠다는 각오로 뭉쳐있다.

박종우는 "내가 해외에 나갔을 때 구단이 (K리그2로) 내려가서 아픔을 못 느꼈지만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힘들게 올라갔으니 다신 내려가기 싫을 것이라 모두가 생각할 것이다. 선수들이 무엇보다 잘 알고 있고 사명감이 있으며 가슴 깊이 느끼고 있다"고 했다.

조 감독은 "광주뿐만 아니라 여기에서 지면 순위가 벌어지기 때문에 광주와 경기가 중요하다. 사활이 걸린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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