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는 러셀은 23일부터 팀에 합류한다 ⓒ키움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운동은 둘째 치고, 일단 잘 먹는다. 미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음식에도 젓가락을 댄다. 야구 스타일도 그렇지만 음식 스타일도 두려움이 별로 없다. 미소에서는 가식이 보이지 않는다. 키움 새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26)의 이야기다.

화려한 경력으로 계약 당시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러셀은 모든 절차를 마치고 지난 8일 입국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현재 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은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야 한다. 러셀도 예외는 아니다. 러셀은 구단이 경기도 양평의 한적한 곳에 마련한 숙소에서 훈련 및 적응을 거치고 있다. 이 2주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올해 남은 시즌을 좌우할 수 있다.

컨디션도 컨디션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음식이다. 서울에 있다면 미국식 음식을 파는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금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신세다. 만약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다. 그러나 러셀은 모든 우려를 깨끗하게 지웠다. 삼겹살, 삼계탕 등 한국 음식으로 충분한 영양 보충을 하고 있다. 이 일상이 동영상으로 공개되자 “먹방을 찍는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누구보다 안도하고 있는 이는 손혁 키움 감독이다. 손 감독은 현재 러셀의 훈련 과정과 일상을 면밀하게 보고받고 있다. 손 감독이 가장 만족한 부분은 음식 적응이었다. 역시 미국에서 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는 손 감독은 음식 적응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손 감독은 17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문화는 차차 적응할 수 있지만, 음식은 적응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러셀은 시카고 컵스에서 뛰던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MLB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한국에 온 선수 중 이만한 경력을 가진 선수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선수들을 향해서는 “한국 야구를 아래로 볼 것”이라는 선입견이 따라다닌다. 그러나 MLB 올스타 출신이지만 까다롭거나 예민하지 않은 성격이라는 후문이다. 음식에서도 그런 성격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2주의 격리를 마치면 러셀은 23일부터 자유의 몸이 된다. 퓨처스리그에서 얼마를 보낼지는 알 수 없다. 손 감독은 “당시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만큼 그 준비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기량만 제대로 발휘하면 러셀은 큰 화제를 모을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키움은 올해 악재에 가장 잘 대처한 팀으로 손꼽힌다. 사실상 외국인 타자 없이 시즌을 보냈고, 우완 에이스인 제이크 브리검도 상당 기간 빠졌다. 그럼에도 2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브리검이 돌아온 것에 이어 이제 러셀이 그 기다림에 부응한다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건전한 경쟁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 그리고 러셀이라는 MLB 스타들을 보며 선수들이 보고 배우고 또 느낄 효과에도 기대가 걸린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