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임찬규는 17일 한화전 6이닝 무실점으로 팀 내 다승 선두가 됐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6이닝 무실점이라는)결과를 떠나서 컨디션이 좋았다. 컨디션이 좋으면 공이 몰린다. 그래서 더 정확하게 던져야 한다고 의식하고 있었다."

17일 한화전에서 6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승(3패)을 거둔 임찬규의 경기 소감이다. 컨디션이 좋아서 공이 몰린다? 귀를 의심하게 하는 설명이었다. 임찬규에게 다시 물었다.

"컨디션이 좋으면 더 세게 붙으려고 하다가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더 신경 써서 던졌다." 제구를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무실점과 선발승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사실 임찬규는 느린 구속이라는 약점이 뚜렷한 선수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145km 회복을 위해 최일언 투수코치와 '내기'를 했을 만큼 구속 향상에 공을 들였다.

요즘은 욕심을 내려놨다. 최고 구속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안정적인 투구를 목표로 삼았다. 17일 직구 평균 구속은 143km였지만 이 공으로도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탈삼진 5개 가운데 2개의 결정구가 직구였다.

▲ LG 임찬규. ⓒ 잠실, 곽혜미 기자
그렇다고 '팔색조' 투구를 하는 유형도 아니다. 17일에는 직구(35구)와 체인지업(35구), 커브(22구)를 주로 던졌다. 슬라이더는 하나뿐이었다. 오른손 타자 상대로 오히려 고전할 수 있는 레퍼토리지만 4회 김태균-최진행에게 연속 볼넷을 내줄 때를 제외하면 타석에서 끌려다니지 않았다.

임찬규는 "구종은 경기 전 컨디션을 보고 결정한다. 슬라이더는 몸 풀 때부터 안 좋아서 줄이려고 했다. 평소에는 10% 정도를 슬라이더로 던지려고 계획한다. NC전에서는 슬라이더가 많았다(72구 중 9구)"고 설명했다.

커브 비중이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그런데도 초구부터 커브를 스트라이크 존에 넣는 투구를 한다. 노리고 들어오는 타자가 있다면 장타를 맞을 가능성이 생기지만 임찬규는 오히려 이 상황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그는 "커브를 노려서 친다고 해도 그게 다 안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던졌다. 상대 타자들이 내 공을 높게 보고 치러 들어온다고 생각해서 하이 패스트볼과 커브, 하이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조합에 신경 쓰고 있다. 포수 리드가 낮은 쪽이어도 그보다 높은 쪽을 보고 던진다"고 귀띔했다.

이런 아이러니들이 더해져 임찬규는 팀 내 다승 선두에 있다. 그래도 임찬규는 "승리보다 이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올해 목표는 150이닝"이라고 말했다. 목표까지 85⅔이닝. 지금까지 한 시즌 최다 이닝은 2018년 146⅔이닝이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