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상적인 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김강민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한국 나이로 39살, 내년이면 마흔이지만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김강민(38)이 영웅적인 활약으로 키움을 울렸다.

SK는 1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12-9로 역전승했다. 경기 초반 키움의 대포(김혜성 만루홈런·이정후 3점 홈런)에 고전하며 끌려갔지만, 6-9로 뒤진 5회부터 차근차근 추격한 끝에 결국은 키움 필승조를 상대로 경기를 뒤집었다. 연패를 끊는 동시에 분위기 전환의 계기까지 마련할 수 있는 경기였다.

선발 김주한이 3이닝밖에 버티지 못한 상황에서 불펜투수들이 줄줄이 나왔다. 하지만 5회부터는 불펜투수들이 잘 버틴 가운데 타선이 차근차근 추격하며 팀 분위기를 살렸다. 3점 뒤진 5회에는 고종욱의 적시타, 6회에는 최지훈의 솔로홈런으로 1점씩을 추격했다. 이제 점수는 1점차로 알 수 없는 승부였다.

여기서 SK는 위기가 있었다. 8회 1사 후 전병우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허정협의 타구가 가운데 담장을 넘길 기세로 날아갔다. 떨어지는 궤적에서 홈런의 가능성이 보였다. 중견수가 잡기는 쉽지 않은 타구였다. 그런데 누구보다 인천의 중앙 담장을 잘 아는 이가 날아올랐다. 베테랑 중견수 김강민이었다. 김강민은 마지막 순간 뛰어올라 이를 낚아챘다.

느린 그림상 이는 넘어가는 타구였다. 못 잡았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눈으로 보며 잡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런데 김강민이 본능적으로 글러브를 뻗어 잡아낸 것이다. 키움은 비디오판독까지 요청했지만 잡힌 타구는 홈런이 되지 않았다. 1루 주자 전병우는 이미 3루에 거의 다 간 상황에서 귀루하지 못해 이닝이 그대로 끝났다.

만약 이것이 넘어갔다면 2점 홈런이 돼 다시 점수차가 3점으로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SK의 추격 의지가 완전히 꺾일 수 있었는데 김강민이 팀을 구한 셈이다. 반대로 허정협은 홈런 하나를 도둑맞은 셈이 됐다.

SK는 이 수비 하나로 타올랐다. 8회 1사 후 대타 한동민이 동점 솔로포를 터뜨리며 그 분위기를 이어 갔다. 2사 후에는 최준우의 볼넷, 최정의 안타, 로맥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만들었고 대타 채태인이 키움 마무리 조상우를 공략해 역전 적시타를 뽑았다. 이어 타석에 등장한 김강민이 친 타구는 3루수 옆을 빠져나가 2타점 적시타로 이어졌다. 베테랑 김강민이 승부를 지배한 경기였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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