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마무리투수 조상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 불펜이 무너졌다.

키움은 1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9-12로 패했다. 2연패보다 뼈아픈 건 필승조 안우진, 조상우가 모두 나왔음에도 경기를 지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날 키움은 선발 이승호가 2⅓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뒤 3회부터 불펜을 모조리 투입했다. 타선이 계속 점수를 냈기에 필승조급 투수들을 총출동시켰지만 타선은 6회 이후 득점을 멈췄고 김태훈, 이영준, 안우진, 조상우가 모두 실점하며 뼈아픈 패배를 안았다.

키움 불펜은 최근 피로가 많이 쌓여 있다. 이달 들어 키움 불펜 이닝수는 78⅔이닝으로 2위 삼성(52⅔이닝)보다 훨씬 많다. 국내 선발이 11경기에서 28⅓이닝(53자책점)밖에 던지지 못했기 때문. 키움은 17일 기준 이달 국내 선발 평균자책점이 16.84에 그치고 있다. 한 번도 5이닝을 채운 투수가 없었다. 외국인 투수(4경기 25이닝 6자책점)와 비슷한 이닝수였다.

외국인 투수가 나오면 조금이나마 버틸 만했지만 국내 선발이 무너지는 날 결국 기댈 건 불펜의 힘이었다. 지난 2일 고척 두산전에서는 선발 조영건이 ⅔이닝 3실점으로 교체된 뒤 불펜을 8⅓이닝 투입해 10-7로 경기를 뒤집었다. 8일 고척 삼성전에서도 문성현이 3이닝 무실점한 뒤 불펜과 타선의 힘으로 7-6 역전승을 일궜다. 

그러나 헛심만 쓴 경기도 많았다. 10일~13일 광주 KIA전에서는 최원태가 4이닝 7실점, 이승호가 4이닝 6실점, 한현희가 2이닝 7실점을 기록했다. 불펜은 3경기에서 14이닝을 책임져야 했고 팀은 싹쓸이 3연패를 당했다. 타선이 점수를 내 불펜이 나설 수밖에 없던 경기도 있지만, 선발이 이와 상관 없이 너무 일찍 무너져 내리는 일이 많아지면서 의미 없는 등판 속 불펜 소모만 늘었다.

키움은 18일 SK전에도 한현희가 나선다. 한현희는 이달 2번의 선발 등판에서 각각 1⅔이닝 10실점, 2이닝 7실점하며 월간 평균자책점 41.73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5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2.90)의 위력을 단기간에 되찾을지 의문이지만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19일 SK전에서는 7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때 기억을 되살려야 할 한현희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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