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치국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올해 시작할 때는 롱릴리프는 전혀 예상 못 했어요."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박치국(22)은 지난 16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천금 같은 호투를 펼쳤다. 선발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타구에 왼발을 맞아 1이닝 만에 교체된 상황에서 2번째 투수로 나서 4이닝 1실점(비자책점) 호투로 4-2 승리를 이끌었다. 17타자를 상대하면서 투구 수가 56개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던져 긴 이닝을 버티는 데 집중했다. 

'롱릴리프' 박치국의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는 지난 5월 3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이었다. 박치국은 1-2로 뒤진 7회초 2사 후 등판해 3이닝 63구 2피안타 4사사구 2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버티며 연장 11회 접전까지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는 3-8로 패했으나 박치국의 새로운 쓰임을 발견한 것은 확실한 수확이었다. 

롯데전은 박치국에게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을 되찾아준 경기이기도 했다. 그는 "시즌을 시작할 때 롱릴리프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롯데전이 계기가 됐다. 긴 이닝을 맡아서 60구 넘게 던지면서 그 후로는 이닝이나 투구 수에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올 시즌 박치국을 보며 아쉬워한 점은 기복이다. 탈삼진 21개, 볼넷 18개 기록이 말해준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긴 이닝'이다. 박치국은 김 감독에게 "공을 던질수록 밸런스가 잡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 뒤 결과로 설명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6일까지 열흘 동안 2군에 내려간 동안에는 배영수 2군 투수 코치와 하체 훈련에 집중하며 밸런스를 잡는 데 집중했고, 1군 복귀 후 3경기에서 1승, 7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불펜에서 긴 이닝을 버텨줄 수 있는 투수가 절실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초 이용찬이 팔꿈치 수술로 사실상 시즌을 접고, 17일에는 플렉센이 왼쪽 족부 내측 주상골 골절로 이탈해 선발 2자리에 구멍이 생겼다. 플렉센은 수술은 피했으나 2주 동안은 골절 부위를 고정하고 있어야 해 복귀하려면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선발 한 자리는 최원준을 낙점했다. 최원준은 18일 광주 KIA전에서 본격적인 5선발 데뷔전을 치른다. 롱릴리프로는 박종기가 대기한다. 플렉센이 빠진 자리를 대신할 대체 선발투수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2군에서 선발로 나서고 있는 우완 이승진이 유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박치국은 앞으로 플렉센의 공백을 채워줄 투수가 일찍 무너지는 경우를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